인력 감축 두고 이견…9~10일 경고 파업 이후 합의점 못 찾아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오는 22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노조)는 15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일 9시부터 시작되는 2차 파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한국노총 산하인 2노조와 ‘MZ노조’로 불리는 올바른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노조는 이날 장시간 내부 회의를 거쳐 파업 계획과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공사 측이 발표한 ‘경영 혁신 계획’ 등에 반발해 지난 9~10일 이틀간 경고 파업을 벌였다. 이후 노사 실무자 간 대화를 진행해왔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1차 경고 파업 이후 지속적으로 서울시와 공사 측에 입장 변화와 진지한 대화를 촉구했지만, 서울시와 공사는 갑자기 강력 대응 기조로 돌변했다”며 “현장 안전 인력 공백 우려에 대해 어떤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경고 파업을 마치고 10일 오후 6시부터 현장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지하철 운행도 정상화됐다. 그러나 노조는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 특별수송이 끝난 후 2차 전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파업 계획과 향후 일정을 밝힐 예정이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인력 감축이다. 그동안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 온 사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해왔다.
지난 8일 파업을 하루 앞두고 열린 최종 교섭에서 사측은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안을 제시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을 660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으로, 이는 당초 계획보다 272명 많은 인원 수다. 사측의 제안을 두고 연합교섭단 내에서는 입장이 갈렸다. 통합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자는 쪽이었고,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협상안을 내놨던 서울시와 공사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일 노조가 1차 파업을 강행하자 “명분 없는 파업을 즉시 철회하라”며 “파업을 이어나가 시민에 불편을 끼치는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실무 교섭 과정에서 마련된 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공사는 이에 따라 하반기 예정했던 신규 채용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