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공연, 신드롬급 화제 불러일으킨 이유
  • 하재근 국제사이버대 특임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7 13:05
  • 호수 177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공연 매진 행렬…아낌없는 무대 투자와 팬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호평

최근 임영웅 2023 순회공연의 서울 공연이 열렸다. 임영웅 공연은 매번 화제가 돼왔는데 이번엔 화제성이 신드롬 수준으로 커졌다. 보통 어떤 가수의 공연은 그 가수 팬덤만의 관심사일 때가 많다. 일반인들은 특정 가수의 공연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하지만 임영웅 공연은 매우 이례적으로 팬카페가 아닌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까지 비상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일단 엄청난 표 구매 열기에 놀란다. 2022년에 진행된 첫 번째 순회공연 서울 KSPO돔 공연 표 판매 때는 대기자 수가 81만 트래픽을 찍었고 대기시간은 153시간을 넘어섰다. 아무리 빨리 접속해도 수십만 단위로 쌓이는 대기자 수에 누리꾼들이 크게 놀랐다. 공연 관람 경험이 많은 이들도 이런 대기자 수와 대기시간은 처음이라고들 했다. 당시 서울 공연 표 판매 시간대에 전국 PC방 가동률이 상승한 것도 충격을 안겼다. 임영웅 공연 표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PC방으로 몰려갔다는 것이다.

임영웅은 고척돔에서 앙코르 공연을 진행했다. 고척돔은 KSPO돔의 두 배 정도 크기여서 아이돌 스타도 매진시키기 힘든 곳이다. 솔로 가수가 고척돔을 매진만 시켜도 놀라울 텐데 임영웅 고척돔 공연은 표 판매가 시작되자 83만 트래픽이 터졌다. 상상 초월의 수준이었다. 그러자 임영웅에게 초대형 스타디움 또는 대평야에서 공연하라는 요구가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빗발쳤다.

10월10일 인천에서 열린 더팩트 뮤직 어워드에 참석한 임영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
10월10일 인천에서 열린 더팩트 뮤직 어워드에 참석한 임영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

6회 전석·초고속 매진에 누리꾼 ‘충격’

하지만 현재 잠실주경기장은 수리 중이고 상암월드컵경기장은 대관이 힘들다. 임영웅은 결국 2023 서울 공연을 다시 KSPO돔에서 열기로 했다. 최대한 관객 수를 늘리기 위해 360도 개방형 무대를 선택했다. 거기다 횟수도 총 6회로 정했다. 일반 무대와 비교해 개방형 무대 공연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 6번에 달하는 횟수도 체력 부담이 가중될 일이다. 하지만 공연을 보겠다는 팬들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갈아’ 관객 수를 늘린 것이다.

그 결과 회당 1만4000여 명, 총 8만6000여 명이라는 많은 관중 입장이 가능해졌다. 잠실주경기장 2회 공연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의 숫자다. 솔로 가수가 매진시키기 정말 힘든 엄청난 규모다.

하지만 이조차도 임영웅에겐 ‘간장 종지’였다. 표 판매에 370만 트래픽이 몰렸고, 대기자 수는 62만 명을 찍었다. 표는 즉시 매진됐다. 이처럼 듣도 보도 못한 열기에 누리꾼들이 충격을 받은 결과,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임영웅 공연 이야기로 떠들썩했던 것이다.

공연이 시작된 후엔 공연 내용 때문에 또 파란이 일었다. 일단 공연장의 세트가 충격을 안겼다. 360도 모든 곳의 관객들이 공연 내용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임영웅 측은 천장에 거대한 전광판을 여러 대 설치했는데, 사람들은 이 전광판에 놀랐다. 지금까지 국내 공연에서 이 정도로 선명하고 거대한 전광판이 다수 설치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이게 되는 거였어? 그동안 안 했던 거였어?’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런 거대 설비는 바로 수익성보다 관객 배려를 더 중시하는 임영웅의 진정성으로 읽혀 찬탄이 각종 게시판에서 줄을 이었다.

임영웅 공연 스태프의 숫자와 친절함에도 사람들은 놀랐다. 아이돌 공연 땐 관객들이 푸대접받기 일쑤인데, 임영웅 공연에서 처음으로 대접받는 느낌이었다는 이야기들이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친절한 스태프가 많이 배치된 것도 당연히 임영웅 측에서 큰 비용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표를 분실한 관객에게 재발행해주는 서비스가 시행된 것도 충격을 안겼다. 아이돌 팬들은 또 ‘이게 되는 거였어?’라며 망연자실했다. 화장실도 큰 화제였다. 그동안 공연 때 화장실이 부족해 관객들이 물을 아예 안 마시곤 했었는데, 임영웅 공연엔 고급형 간이화장실이 다수 설치됐다. 그 화장실 안에 세정제까지 비치됐다는 부분이 또 충격을 안겼다.

난로까지 설치된 야외 쉼터도 화제였다. 2022년 공연 때도 임영웅 공연에선 여름엔 선풍기 야외 쉼터, 겨울엔 난로 야외 쉼터가 화제였다. 이번엔 그 규모가 더욱 커져 많은 누리꾼이 그 전경 사진을 보고 기함했다. 2022년부터 공연 때마다 지급돼온 방석에도 사람들은 관심을 보였다. 방석을 준다는 사실 자체도 화제고, 도시별로 디자인을 조금씩 달리하는 세심함도 화제가 됐다. 카드 형태 입장권의 디자인도 도시별로 계속 바뀐다는 점, 그리고 공연장의 상품 구매 영수증에도 도시별로 다른 문구가 찍힌다는 점, 포토존이 계속 바뀐다는 점 등도 화제였다.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세심한 배려까지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투자와 세심함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관객을 대하는 임영웅의 진정성으로 읽혀 곳곳에서 칭송이 잇따랐다. 어느 가수의 공연이 일반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만 해도 이례적인데, 심지어 일반인들이 찬사까지 보내는 건 정말 놀라운 광경이다.

《임영웅 콘서트 IM HERO TOUR 2023-서울》 포스터 ⓒ물고기뮤직 제공

최선 다하는 모습으로 팬덤 더욱 넓혀

임영웅이 노래하는 모습도 많은 이에게 충격이었다. 커뮤니티 활동을 주로 하는 젊은 일반 누리꾼들은 임영웅을 그저 트로트 가수 또는 중노년층 대상으로 특화된 가수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터넷에 퍼진 임영웅 공연 모습이 그들의 선입견을 완전히 깨는, 마치 팝가수 공연 같은 느낌이라는 반응들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나왔다.

공연을 본 이들 사이에선 임영웅의 압도적인 가창력에 대한 찬탄들도 이어졌다. 3시간 가까이 열띤 무대를 이어가면서도 끝까지 안정되고 힘 있게 유지하는 보컬에 사람들이 놀란 것이다. 지인과 함께 갔다가 ‘입덕’했다는 이들도 잇따랐다. 초대손님 없이 공연을 혼자 꽉 채우는 임영웅의 쇼맨십에도 많은 이가 놀라워했다.

2022년 고척돔 공연 당시, 앙코르 공연이기 때문에 하던 대로 해도 됨에도 임영웅은 공연을 새로 짰다. 이번에도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줬다. 인기가 많아 어차피 표는 잘 팔릴 거라며 쉽게 가지 않는다. 임영웅의 첫 단독공연인 2021년 KBS 단독 쇼부터 2022년 순회공연, 2022년 앙코르 공연, 그리고 현재 2023년 순회공연을 보면 그가 매번 얼마나 진력하면서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애써 왔는지가 확연히 느껴진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은 감동한다.

또 최고의 공연으로 각계의 찬사를 받는 모습은 팬들에게 자부심까지 안긴다. 그리고 워낙 여러 커뮤니티에서 찬탄이 잇따르니 임영웅 공연에 새롭게 관심을 나타내는 이가 늘어간다. 가히 ‘국민공연’급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공연 대관을 꺼린다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임영웅에게는 문을 열었다. 2024년 5월 공연이 발표된 것이다. 그 공연을 통해 국민가수 국민공연의 정수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