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내년 가을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경쟁 후보자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 담당상이 지난 15일 저녁 ‘일본의 힘 연구회’라는 명칭의 의원 공부 모임을 개설해 첫 회의를 열었다고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첫 회의에는 자민당 내 파벌 중 아베파 2명, 아소파 2명 등 총 13명의 의원이 참석했으며 안보를 주제로 이야기가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앞으로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국력을 주제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자민당 안팎에서는 이번 모임을 다카이치 의원이 내년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기시다 총리와 한 번 더 겨뤄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하는 의견이 많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의원이 공부 모임을 통해 당내 보수파 지지를 넓히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기시다 내각의 현직 각료 중 한명이라는 점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의원은 지난달 한 TV 프로그램에서 총재 선거에 다시 나가 싸워보고자 한다고 이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가 승리한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파벌이 없는 그는 당시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원 속에서 1차 투표에서 기시다 총리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국회의원 표를 확보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포스트 기시다’ 후보군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다카이치 의원 이외에 다른 예상 후보들의 최근 움직임도 짚었다.
이에 따르면 일반인 여론 조사에서 후보군 상위권에 진입하곤 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지난 14일 초당파 스터디 그룹 준비 모임을 개최했다.
그러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나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는 모양새라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내각제인 일본은 집권 여당 총재가 되면 통상적으로 내각의 총리도 겸임하게 된다.
앞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출범 후 최저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특히 교도통신이 지난 3∼5일 10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지지율이 28.3%에 그쳤다.
이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3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자민당이 2012년 정권을 탈환한 이후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가 1인당 4만 엔(약 36만원)의 소득·주민세를 깎아주는 정책까지 내세웠지만,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게다가 지난 9월 대규모 개각으로 내각의 고위직에 임명한 인사 중 간다 겐지 재무성 부대신이 세금 체납 논란으로 사임하는 등 3명이나 논란 끝에 물러난 것도 여론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