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10년간 여의도 면적 14배 땅 78조원에 매각”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1.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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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LH 공공부지 매각 현황 분석 발표
“매각 부지에 공공주택 97만 채 지을 수 있었다”
LH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전면중단 요구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최근 10년간 LH 공공택지 매각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최근 10년간 LH 공공택지 매각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0년간 공공택지를 민간에 팔아 벌어들인 금액이 78조원에 달한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10년간 공공택지 1220만 평을 민간에 매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공동주택 부지 매각 현황 자료에 따르면, LH는 이 기간 공동주택 부지 총 40.3㎢(1220만 평)를 민간에 팔았다. 여의도 면적(2.9㎢)의 13.9배에 달하는 규모다.

매각된 부지의 판매 현황을 경실련이 비교한 결과, LH는 임대주택부지 3.4㎢(103만 평), 분양주택부지 36.9㎢(1117만 평)를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각각 4조원, 74조원으로 집계됐다.

경실련은 매각된 부지에 용적률 200%에 25평을 기준으로 주택을 지었다면 97만6000채의 공공주택을 지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택수 경실련 경제정책국 부장은 “2021년 기준 정부가 주장하는 LH 공공주택 재고량 133만 채 중 무주택 서민이 장기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건 73만 채에 불과하다”며 “이 땅을 매각하지 않고 장기공공주택을 짓는데 모두 사용했다면 재고량은 170만 채가 넘었을 것”이라 말했다.

심상정 의원도 “장기 공공임대 주택이 충분했다면 최근 전세사기에 이렇게 수많은 서민이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공임대주택이 절실한 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던 97만6000채가 LH의 땅장사로 사라졌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실련은 “LH는 토지수용권, 독점개발권, 용도 변경권 등 3대 특권을 활용해 확보한 택지들을 국민을 위해 활용하지 않고 민간에 매각해 수익을 올려왔다”며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확보한 택지를 LH 핵심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LH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전면중단 직접 지시 △원가주택·역세권첫집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 등 서민 위한 공공주택 공급약속 이행 △LH 주택개발업 중단·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정책 전면 재검토 △부실시공 근절·건설안전을 위한 10대 정책 제도화(직접시공제 확대 등) 등을 요구했다.

LH는 현행 219%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2026년까지 200%로 낮추겠다며 자산 매각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2500평에 달하는 여의도 임대주택부지를 4024억원에 매각한다고 알렸다. 이에 여의도 부동산은 물론 서울 전체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LH는 이날 경실련 발표에 대해 “공공택지 매각에서 발생한 수익은 임대 운영 손실 보전 및 신규 공공주택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주거복지 정책 및 지역균형 발전사업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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