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조원 물려 받은 53명의 상속인, 자수성가형 부자 앞질렀다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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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상속인 재산, 183조원 축적한 자수성가 부자 넘어서”
“억만장자 기업인들 나이 들면서 막대한 ‘부의 이전’에 탄력”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의 한 매장 밖에서 보이는 루이뷔통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의 한 매장 밖에서 보이는 루이뷔통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억만장자의 절반을 고객으로 둔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지구촌의 신흥 부호들이 상속을 통해 자수성가형 부호들보다 재산을 더 많이 축척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0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은 UBS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올해 4월까지 1년간 53명의 상속인이 1508억 달러(196조원)를 물려받아 같은 기간 84명의 신흥 자수성가형 억만장자가 축적한 1407억 달러(183조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역전은 UBS가 10여년 전부터 세계 최고 부호들의 재산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1년 사이 2544명으로 7% 증가했고, 이들의 총자산은 9% 늘어난 12조 달러(1경5595조원)다.

억만장자들의 총자산은 2021년 최고치인 13조4000억 달러(1경7414조원)에는 미치치 못했다.

당시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코로나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 억만장자가 2686명으로 증가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부의 고객담당자 벤저민 카발리는 “많은 억만장자 기업가가 나이가 들면서 엄청난 부의 이전이 큰 탄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UBS는 향후 20년간 1000명이 넘는 억만장자가 자녀들에게 5조2000억달러(6756조원)를 물려줄 것으로 추산했다.

신흥 억만장자 상속인들은 세계 경제가 직면한 주요 기회와 도전에 관심을 갖고 청정에너지, 인공지능(AI)과 같은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부모들보다 더 높을 것으로 UBS는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위축됐던 소비 욕구가 폭발하는 ‘보복 소비’ 덕분에 프랑스에 본사를 둔 주요 명품기업들의 이익과 주가가 뛰었고, 이로 인해 해당 기업인들과 가족들의 자산 증가가 이뤄졌다.

여기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을 소유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과 그의 다섯 자녀도 포함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은 1670억 달러(217조원)로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부유한 사람이다.

반면 2022년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기업공개시장(IPO)의 침체로 기업가들에게 회사 상장을 통한 자산 증식의 기회가 제한된 것이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의 출현을 어렵게 했다는 분석이 있다.

UBS는 “경제적, 지정학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최근 기업가의 자산 창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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