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들의 농간?”…개딸들, ‘이낙연 출당 청원’ 삭제에 뿔났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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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재명 ‘통합 메시지’ 직후 청원 삭제…“극단적 분열 반대 취지”
커뮤니티 집결한 개딸들…“당원 목소리 묵살” “삭제 주동자 밝혀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출당을 요청하는 청원 글을 지난 5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이재명 대표가 ‘통합과 단결’ 메시지를 띄운 지 4시간 만이었다. 해당 조치에 당내 강성지지층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청원 동의가 2만 명이 넘었는데 어떻게 사라질 수 있냐” “수박(겉은 수박, 속은 국민의힘)들의 농간”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6일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과 당원 게시판 ‘블루웨이브’ 등 일부 커뮤니티에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출당 청원 삭제 조치를 규탄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지자들은 “청원을 삭제하는 것이 말이 되나. 당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셈”, “설마 이 대표가 이런 조치를 취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해당 조치 책임을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청원 동의만 2만 명이 넘었는데 갑자기 청원이 사라졌다. 수박 의원들의 농간인가”, “백주대낮에 강도짓 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청원 삭제를 주동한 자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민주당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전 대표에 대한 출당을 요청하는 청원 글은 5일 오후 8시경 삭제 조치됐다. 해당 글은 지난 3일 올라온 후 이틀 만에 2만2000명이 넘는 당원 동의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서 권리당원 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지도부에 보고되고,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지도부가 청원에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해당 글을 올렸던 청원인은 “77.7% 당원이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뽑은 이 대표를 (통해) 총선을 치르길 원한다”며 “힘을 모아 통합해야 할 때 또다시 분란을 일으키는 이 전 대표를 당원으로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올해 3월에 7만 명이 넘는 당원이 이 전 대표의 영구 제명 청원을 넣었지만 당 대표는 통합 차원으로 무마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대표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탈당’까지 시사했다. 그는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나”라고 답했다. 또 그는 같은 날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선 “국민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보여드리는 것이 정치를 위해 필요한 게 아닌가”라며 제3지대 신당 창당 필요성에도 공감을 표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도 뒤늦게 ‘통합과 단결’을 호소하며 당원 자제에 나섰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체고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뤄진 이 전 대표에 대한 출당 창원 삭제도 이 대표의 화합 메시지에 힘을 실어주는 조치로 분석된다.

이 대표 측근인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는) 내부의 사소한 갈등을 가지고 ‘배제와 혐오’ 문제로 접근하지 말자는 원칙을 페이스북에 발표했다”며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지만, 극단적인 형태로 나가서 갈등과 분열, 배제를 이끌어내는 것은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취지로 글을 썼고, 어제 홈페이지에서 이낙연 대표에 관련한 글을 삭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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