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승부수 띄웠다…공개매수가 높이고 금감원 조사 요청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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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가 2만원→2만4000원으로 20% 올려
“조양래, 공개매수 방해…금감원, 조사해달라”
한국앤캠퍼니 “장내매수 통해 시가대로 주식 매입”
한국앤컴퍼니 본사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 본사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제시한 공개매수가를 20% 높이는 동시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날 오후 공개매수 단가를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종전 공개매수가에서 20%나 상향했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난 7일부터 약 570억원을 들여 2.72%의 지분을 매입한 것에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25.06% 하락한 1만5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 명예회장이 지분 매입을 통해 차남인 조현범 회장을 지원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료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최근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 없다”며 “다시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BK 측은 경영권 분쟁을 놓고 조 회장 측으로 승기가 기울자 회심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상향한 공개매수가 2만4000원은 이날 종가(1만5850원)보다 51.4%나 높은 가격이다. 공개매수 참여를 희망하는 주주는 오는 22일까지 대행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주식 매각을 신청하면 된다.

MBK 측은 “탄탄한 펀더멘탈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가 현재의 지배구조 체제 아래에서는 발현되기 어렵다”며 “이번 공개매수의 목적은 한국앤컴퍼니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금감원 조사 카드도 꺼내들었다. MBK는 이날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시세조종 등이 의심된다며 금감원에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조 명예회장이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보다 높은 단가에 주식을 취득했다는 취지다. MBK는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hy의 지분 매입 역시 조사를 요청했다.

MBK는 “지난 7일부터 14일 사이 7일을 제외하면 조 명예회장이 당일 종가보다 높은 평균 단가로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고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조사에 돌입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상황은 다소 복잡해진다. 최악의 경우 조 명예회장이 확보한 지분 2.72%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어서다. MBK 측은 이 부분과 관련해 승산이 있다는 법률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앤컴퍼니는 조 명예회장이 지분을 취득한 것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조 명예회장은 사모펀드에서 회사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장내매수를 통해 시가대로 주식을 매입했다”며 “이를 두고 조 명예회장이 제3자로서 공개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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