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공개매수 지지한 장녀 “최근 아버지 행보, 스스로 판단 아냐”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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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조희경 이사장 “동생들 입장 지지”
조현범 향해선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 이용”
지난 3월8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8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침묵을 지켜왔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17일 “경영권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 회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동생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원씨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이사장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녀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이날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동생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며 이같이 알렸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조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공고 이후 이른바 두 번째 형제의 난이 발발했지만 그간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 이사장은 “경영권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 회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조 회장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최근 아버지의 행보도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이 언급한 ‘아버지의 행보’는 조 명예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 취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6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258만3718주)를 취득했다. 평균 매수가는 주당 2만2056원이며 총 569억8648만원어치다. 조 명예회장이 3년6개월 만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취득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조현범 현 회장 측을 기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커진 바 있다.

조 이사장이 동생인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씨 편에 서게 되면서 경영권 향방은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분석이다. MBK는 지난 15일 장마감 후 기존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2만원에서 2만4000원까지 20% 올렸다. 향후 조 이사장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조 이사장은 현재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심판을 진행 중이다.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를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 형태로 매각했을 당시 자발적 의사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 조 이사장의 주장이다.

조 명예회장의 정신감정을 담당한 보라매병원은 최근 법원에 감정 결과를 송부했다. 서울가정법원은 내년 1월11일 조 명예회장 성년후견심판에 대한 심문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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