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심(尹心)일까?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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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낙점설’ 나오지만 친윤계에서도 우려 나와…비윤계에선 “尹대통령 아바타로 안 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60회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60회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지휘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여권 내에선 계파와 관계없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 사실상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에 낙점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강행될 경우 당내 분열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친윤(親윤석열)계 주류가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 한 친윤계 핵심 의원이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한 장관 대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이로 인해 당내에선 ‘한 장관 선임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반론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사정을 잘 아는 한 여권 관계자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윤심은 오히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 “일각에선 친윤계가 헤게모니를 잃지 않기 위해 무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여러 당내 인사들과 언론 등이 ‘한동훈 비대위’를 확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당내 반발은 만만치 않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 아바타를 다시 당 대표를 만들어 본들 그 선거가 되겠느냐”고 했고, 대표적인 비윤(非윤석열)계로 평가되는 김웅 의원은 지난 15일 당 의원총회에서 “여러분이 우리 당의 새로운 김주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를 올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비윤계 인사는 시사저널에 “전임 김기현 지도부의 가장 큰 실책이 수직적 당정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인데 윤핵관 중 가장 순도가 높은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게 상식적인 일인가”라며 “대중성을 얘기하지만 한 장관에 대한 비호감도도 상당히 높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비윤(非윤석열)계뿐만 아니라 친(親)윤계 인사들로부터도 한 장관 회의론이 나온다. 대통령실 출신의 한 인사는 시사저널에 “한 장관은 분명 정치적으로 잠재력이 크지만 경험이 없어 비대위원장에 앉히기는 리스크가 크다”면서 “반대의 목소리도 큰데 강행했다가 분열만 커지고 여론도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 낙점설에 대해 “어떤 근거인지는 알 수 없다”며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주는 분도 있고, 걱정하는 분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모두 녹여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또 18일 열리는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총의를 모으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2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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