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말싸움으로 끝난 韓 법무부”…윤준병 “국힘 대신 검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정치권에 첫 입성한 가운데, 야권 인사들은 “개각 전에 장관직 사의를 표명한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며 공세를 집중시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한 장관의 정치권 등판에 대해 “검찰정권의 완성”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한 장관을 향해 “부르기도 전에 달려가다니 그렇게 마음이 급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 대통령이 먼저 후임자를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 뒤 이임하는 것이 수순”이라며 “그러나 한 장관은 이런 절차들을 모두 무시하고 사임하겠다니 법무행정의 공백은 하등 상관없다는 말이냐”고 직격했다.
한 대변인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법무행정의 공백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무책임한 태도에 어처구니없다”며 “그동안 국회와 국민 앞에서 해왔던 말들은 다 허언이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원로들이 한 장관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띄워주니 더는 참을 수 없었나”라고 일침을 전했다.
또 그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직 수락 전날 ‘마음이 독해졌다’고 한 발언을 언급해 “마음이 급하다는 말이었나. 아니면 용산에서 하루도 더 미룰 수 없다고 재촉했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런 무책임한 태도로 국무위원직을 사임하면서 대체 국민께 뭐라고 설명드릴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과 대립각을 세워온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말잔치와 말싸움으로 끝난 한동훈 법무부 1년7개월”이라며 “이렇게 무책임 할 수가 있냐”고 비난했다. 그는 “한 장관의 정치적 진로는 본인이 알아서 선택한 일이겠지만, 이 선택으로 인해 그동안 한동훈 법무부 1년7개월의 시간은 ‘말의 성찬’으로 점철됐다고 밖에 볼 수 없게 됐다”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1년 반 동안 한 일은 말잔치, 책임전가, 야당 공격뿐이었는데, 이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가니 이 정부와 여당은 성과는 상관없이 죄다 요직에 특수부 검사만 잔뜩 가 있는 ‘다특검정부여당’이 돼버렸다”며 “이래놓고 쌍특검은 반대할 요량이니 참 기가 찰 일이다. 불행의 피해자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바지사장 김기현 가고, 윤석열 아바타, 김건희 호위무사 한동훈 오다”라며 “국민 무시, 뻔뻔함, 안하무인, 무능의 정치는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국민의힘에서 검찰의힘으로”라고 짧게 일침을 전했다.
조국 전 장관도 한 장관의 정치권 등판을 두고 불쾌한 기색을 표출했다. 그는 지난 16일 박성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 기획위원장의 북콘서트에 참석한 직후 시사저널과 만나, 당시 한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에 대해 “윤석열 정권이 검사정권을 완성하길 빌겠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을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한 장관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제의를 수락하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의 이임식은 이날 오후 5시 정부과천청사 1동 지하대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국민의힘은 조만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직 추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