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결전의 날…“MBK 무모하다” vs “지배개선 목적”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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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MBK, 시장에 혼란”
MBK “공개매수, 지배구조 개선 위한 것”
한국앤컴퍼니 본사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 본사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주식 공개 매수 마지막 날이 밝았다. MBK파트너스 측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측은 마지막 날까지 날선 비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22일 MBK 측은 입장문을 내고 “한국앤컴퍼니는 부실한 지배 구조와 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탄탄한 펀더멘털과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임에도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 지배 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MBK는 또 “한국앤컴퍼니의 3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까지 MBK와 협력·지원하려고 한 이유는 단 하나,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를 확립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에 주주 가치 및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며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의 지지와 지원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BK는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상장 폐지나 인수·합병(M&A)과 같은 일반적인 목적보다는,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국내 자본 시장에서 처음으로 공개 매수가 시도됐다는 점은 자본 시장의 외연을 더욱 넓힌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전날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찾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MBK가 남의 돈으로 예상치 못하게 성공해서 그런지 몰라도 무모하게 한 거 아닌가 한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딜에 참여해 시장과 시장 구성원에게 혼란을 드리는 건 지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사모펀드가 기업인이나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와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인데 이 사태를 보고 우리나라 회장님들이 어떻게 이 브랜드를 볼지 의문”이라고 했다.

현재 MBK 측에 선 이들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18.93%)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 차녀 조희원씨(10.61%) 등 30.35%다. 반면 조 회장(42.03%) 측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선 MBK가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한국앤컴퍼니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2시20분 기준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전날 대비 4.38% 내린 1만6360원에 거래 중이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2만400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높다. 다만 MBK는 공개매수 참여 주식 수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엔 단 1주도 매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공개매수 철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에선 조 회장 측이 사실상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종료일은 오는 25일이다. 다만 23일부터 주식 시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마감 시한은 이날까지다. MBK 측은 공개매수 신청 규모 등을 오는 27일 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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