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링클’도 2만원 넘는다…bhc마저 가격 올린 이유는
  •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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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85개 제품 500~3000원 올라…평균 12.4% 인상
bhc "가맹점 수익성 개선 위한 조치"…소비자들 반응 냉랭
1만원 이하 마트·편의점 치킨 늘어…브랜드 보이콧 현상 또 나타날까
공정위는 26일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bhc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5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bhc치킨 말레이시아 6호점 ⓒbhc 제공<br>
bhc가 악화된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해 가격 조정에 나선다고 27일 발표했다. ⓒbhc 제공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2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다. 현재 1만7000~1만8000원대인 bhc 치킨 메뉴 가격이 2만~2만1000원대로 오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격 인상으로 업계 ‘빅3(교촌·BBQ·bhc)’의 치킨 가격이 모두 오르게 되면서, 고물가 시대에 고통받고 있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문 중개 수수료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조정”

bhc는 오는 29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bhc 치킨 가격은 평균 12.4% 오르게 된다. bhc 대표 메뉴인 뿌링클 가격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3000원 오른다.

맛초킹, 양념치킨 등은 3000원 올라 2만1000원이 되고, 후라이드치킨과 골드킹도 3000원 올라 2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바삭클은 1만8000원으로 현재보다 2000원 오른다. 부분육 메뉴는 품목별로 1000~3000원 가량 오른 가격으로 판매된다.

bhc 측은 인상 이유에 대해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지속되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악화한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해 부득이하게 가격 조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물가 안정을 위해 가맹본부와 협의회 양측이 서로 신뢰를 갖고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해 왔다”며 “그러나 주문 및 배달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등의 고정비 상승으로 수익이 너무 악화한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가격 인상 촉구에 고민 끝에 어렵게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치킨업계의 잇단 가격 인상을 지켜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앞서 지난해와 올 초에 유명 치킨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BBQ는 지난해 5월 주요 제품 가격을 2000원 가량 올렸다. 올해는 새 올리브오일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가격 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F&B는 지난 4월부터 치킨 가격을 500~3000원 인상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대에 이르면서 가성비로 경쟁하는 편의점 치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치킨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대에 이르면서 ‘가성비 치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치킨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비용 부담 소비자에 떠넘겨”…‘노치킨’ 움직임 거세질까

치킨 브랜드들은 가격을 인상하는 이유로 ‘가맹점 수익성 악화’를 든다. 지난해 BBQ는 “전 세계 물류 대란으로 국제 곡물 가격과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그동안 가격 인상 요인을 본사가 부담해왔다”며 “배달 앱 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라이더 비용)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들의 제품 가격 인상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고 인상 배경을 전했다.

교촌치킨은 “임차료와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 비용이 상승했고,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며 “가맹점 영업환경에 대한 개선이 절실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선 치킨 브랜드 본사가 가맹점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3월 교촌치킨이 4월부터 치킨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성명을 내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교촌 본사가 가맹점과의 소득분배 책임을 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맹점들의 수익 개선이 주된 목적이라면, 소비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수익배분구조를 명확히 공개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수익 구조 개선을 통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로 꼽히는 치킨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도 짚었다. 

이번 bhc 가격 인상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달료 상승 부담을 왜 소비자에게 전가하느냐”, “이젠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겠다. 마트 치킨, 시장 통닭 먹겠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BBQ가 치킨 가격을 올리자, 프랜차이즈 치킨을 보이콧하는 ‘노치킨’ 운동이 퍼진 바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한 마리 가격이 6990원인 대형마트 PB(자체 브랜드) 치킨이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특히 최근 들어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이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을 겨냥해 1만원 미만으로 치킨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브랜드 치킨’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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