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선고’에도 적격 후보?…개딸들 “檢탄압 상황서 당연 조처”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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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재명·노웅래·황운하 ‘적격’ 판정…‘미투 의혹’ 정봉주도 통과
지지자들 “대통령도 부인 특검 회피하는데” “박지현이나 필터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연합뉴스<b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총선후보 검증심사에서 ‘사법리스크’에 연루된 일부 현역 의원들이 적격 판정을 받았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은 물론, 하급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황운하 의원도 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민주당 강성지지자들은 “윤석열 정권의 검찰탄압 상황이 극심한 상황에서 당연한 조처”라며 당의 판정에 옹호하고 나섰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지난 11일 발표한 검증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는 본인의 지역구인 ‘계양을’에서 후보자 검증을 신청해 심사를 통과했다. 앞서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기득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총선 험지나 비례대표 후순위로 출마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보면 현재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후보자 검증에선 하급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현역 의원도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고 이의를 제기한 황운하 의원이 대전 중구에서 후보자 검증을 통과한 것이다. 또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노웅래 의원도 서울 마포갑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 당규에는 ‘뇌물, 알선 수재, 공금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성범죄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자’를 부적격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들이 총선 예비후보 자격을 얻었지만 형평성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봉주 민주교육연수원장도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 출사표를 던져 ‘적격’ 판정을 받았다. 정 연수원장은 지난 2018년 ‘미투(성폭행·성추문 고발)’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그는 2020년 총선에서는 서울 강서갑 지역구 후보로 공천 신청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기도 했다.

심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논란이 이어지자,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과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 등에는 민주당의 판단을 옹호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실을 거론하며 “대통령 친인척도 특검을 회피하는 상황인데 왜 야권에만 엄중 잣대를 들이 미냐”는 비판도 했다.

또 “윤석열 정권의 검찰 탄압이 심각한 상황을 고려하면 황운하 의원에 내려진 적격 판정은 당연 조처”라며 “탄압 경험자들이 국회에서 직접 윤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정봉주 원장 등 친명 인사들에 대해서도 “4000대 1의 싸움을 보여준 사람이다” “민주당원이 뽑은 사람이고 국민의 명령으로 출마하는 것”이라며 응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서울 송파을) 등 당내 주류와 대립각을 세워온 인사들이 ‘적격’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한 지지자는 “이재명 대표의 사퇴 등을 주장하며 당 분열을 촉진시키고 해당 행위를 한 자들”이라며 “민주당원들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자들부터 필터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총선후보 검증심사를 통과한 이들은 민주당 후보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지역구의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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