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데 근육량은 적은 ‘근감소성 비만’ 주의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1 16:05
  • 호수 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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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증·사망률 위험 커…좌식 생활습관과 단백질 부족이 원인

근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과 근육량은 잘 알려진 대로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 비만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둘이 함께 병존하는 근감소성 비만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비만하면서도 근육량이 적은 체성분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약 11%의 노인 인구가 여기에 해당하며 70세가 넘으면서 그 빈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감소성 비만을 우려하는 이유는 단순히 근감소증만 있거나 비만한 상태에 비해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근감소성 비만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나이가 드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고, 그다음으로는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 생활습관,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이나 인슐린 저항성 같은 요소, 전신 염증 반응이나 산화 스트레스 같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해 근육량과 근력의 질적·양적인 감소를 유발한다. 동시에 지방량 증가도 초래한다.

일반적으로 나이 듦에 따른 근감소증과 비만 발생은 신체활동량과 단백질 섭취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신체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 지방세포 크기와 수가 증가하고 면역세포가 지방 조직에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몸에 지속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전신 순환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전신적인 낮은 수준의 염증 반응은 다시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며 근육에 지방이 쌓이게 만드는 등의 ‘이소성 지방’ 축적도 일으키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지방이 쌓이는 데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낮은 수준으로 전신 염증이 생기고 근육 내에 지방이 축적되는 상황은 우리 몸의 세포 내에 있는 발전소라고 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또 근육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마이오카인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 과정에서 근육 세포의 기능 장애와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하루 1g/kg 이상의 단백질 섭취해야 

그렇다면 근감소성 비만은 무슨 문제를 일으킬까. 대표적으로 근감소성 비만이 있는 경우 대사 장애 위험이 커진다. 2형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고 이상지질혈증과 이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또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 신체 기능 저하로 인해 일상활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낙상 위험과 골절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다른 건강 위험 중 하나는 복부 주변의 과도한 지방 축적이 폐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감소성 비만 환자는 복부 비만뿐 아니라 근육량 저하로 인해 호흡 효율이 더욱 떨어진다. 이로 인해 기도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청소 능력이 감소하고, 호흡기 감염 같은 호흡기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수술 및 마취에 대한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술 합병증에 더 취약하고 수술 후 감염 위험이 더 크고 회복이 더 느려질 수 있다. 

근감소성 비만 환자는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까다롭다. 특히 노인 환자의 경우 체중 감량으로 인한 건강상 이득이 있지만, 체중 감소와 동반된 건강 위험이 병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득과 실을 잘 따져가면서 목표체중이나 감량 속도를 결정해야 한다. 때로는 체중 감량 자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 선택이 필요하다. 

근감소성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본 원칙은 열량 섭취 조절과 운동, 단백질 섭취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체중 조절 과정에서 근육량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단백질을 하루 1.0~1.2g/kg, 경우에 따라선 하루 1.5g/kg까지도 섭취하는 것이 권고되기도 한다. 유산소운동과 함께 저항성 운동을 병행하는 것은 필수다. 이와 같은 치료 전략은 개별적인 상태에 맞춰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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