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희생’은 장제원 뿐? 조용히 공천장 받은 ‘원조 친윤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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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이철규 단수 공천…‘新친윤’ 의원들도 대거 공천 확정
與, ‘총선 승리’ ‘개혁신당 견제’ ‘김건희 특검법 이탈표’ 종합 고려?
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권성동 의원, 장제원 의원, 윤한홍 의원 ⓒ연합뉴스
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권성동 의원, 장제원 의원, 윤한홍 의원 ⓒ연합뉴스

‘친윤’(親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이철규·윤한홍 등 현역 의원들이 대거 공천을 확정 받았다. 지난해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핵심 혁신안으로 내건 ‘친윤 희생’ 촉구가 사실상 장제원 의원 한 명에 그친 셈이다. 정치권에선 ‘공천 파동’ 이슈가 민주당에 집중된 가운데 향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상황까지 고려한 공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중앙당사에서 5선 도전에 나선 권성동 의원을 강원 강릉에 단수공천하고, 함께 공천을 신청한 오세인 전 광주고등검사장을 ‘컷오프’(공천배제)했다. 또 국민의힘은 같은 날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3선 도전에 나선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의 단수공천도 의결했다. 경선 경쟁자인 장승호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단독 공천을 받은 것이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원조 친윤’ 윤한홍 의원도 지역구인 창원 마산·회원에서 단수공천됐다. 이로써 당내 친윤 핵심 4인(권성동‧윤한홍‧이철규‧장제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장 의원을 제외한 3명이 모두 본인의 지역구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여기에 정진석·정점식·강민국·박수영·유상범·배현진 의원 등 신(新) 친윤계 의원들도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

이에 당내에선 인요한 혁신위가 촉구한 ‘주류 희생론’에서 친윤계는 대상에서 빠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총선 승리를 위해선 ‘친윤·중진 희생론’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깜짝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다만 이후 다른 핵심 친윤계 의원들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총선 전략상 친윤계 공천이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윤(非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의원도 시사저널에 “윤 대통령이나 당의 인재풀도 적은 상황에서, 당이 인지도 있는 친윤 의원들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는 핵심 현역 의원들이 공천 탈락에 반발해 개혁신당 등으로 이탈할 가능성을 대비했다는 시각도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조용한 공천을 하는 이유도 개혁신당을 견제하는 목적이 다분히 있다”며 “최대한 당내 핵심 의원들에게 공천을 주고, 불가피한 경우는 정부여당의 다른 요직으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오는 29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도 공천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당내 공천 반발 이탈표를 최대한 단속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인지도가 있는 친윤 의원들이 돌아서면 이탈표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관련해 장동혁 사무총장도 27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가 예정된) 29일까지 공천을 다 결론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여당 텃밭인 ‘강남·대구경북(TK) 지역 공천’이 가장 늦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공천 잡음’을 내며 너무 못하고 있으니, 국민의힘에선 친윤 공천을 해도 큰 문제가 없겠다는 계산이 나온 것 같다”며 “또 한동훈 비대위원장 입장에선 친윤 의원들을 탈락시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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