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에’ 안 보인 이유 있었다…‘품질 논란’에 손 떼는 유통가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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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점유율 1위 페리에, 佛서 금지된 수처리법 사용으로 논란
스타벅스·대형마트서 자발적 판매중단…커피 프랜차이즈는 신중론

세계 탄산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페리에가 주요 유통 채널에서 사라지고 있다. 글로벌 식품사인 네슬레가 규제를 위반한 수처리법을 사용해 페리에를 생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품질 관리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전날 스타벅스가 지난 1일부터 페리에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도 페리에 ‘철수’에 나섰다.

ⓒ페리에 판매 사이트 갈무리
지난달 해외 매체들은 글로벌 식품사인 네슬레가 페리에 등 광천수를 생산하면서 프랑스 규제를 위반한 수처리법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페리에 판매 사이트 갈무리

천연 지하수에 활성탄·자외선으로 소독처리

스타벅스는 이달 1일부로 전 매장에서 페리에 판매를 중단했다. 해외 제조사에서 품질 관리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으며, 안전성을 확인할 때까지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롯데마트·슈퍼, 이마트도 페리에 판매를 중단했고,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판매를 중단하고 현장에서 페리에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 등 일부 편의점도 판매중단 조치를 내리는 등 유통가가 페리에 판매에서 잠정적으로 손을 떼는 분위기다.

품질 관리 이슈가 떠오른 배경에는 '수처리법'의 문제가 있다. 지난달 해외 매체들은 글로벌 식품사인 네슬레가 페리에 등 광천수를 생산하면서 프랑스 규제를 위반한 수처리법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프랑스 경제부와 보건부 간 협의로 열린 회의 내용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광천수는 일명 ‘미네랄 워터’로 불린다. 수돗물보다 100배 이상 비싼 천연 지하수다. 그러나 네슬레는 수돗물에만 허용된 소독처리를 통해 광천수를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IGAS(프랑스 사회문제 점검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광천수 브랜드 제품의 약 30%에서 프랑스와 EU 규정상 금지된 활성탄 및 자외선 소독처리가 이뤄졌다.

탄산수는 수분섭취 측면에서는 맹물과 같은 효과를 내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탄산으로 인해 치아가 부식되기 쉬워진다. ⓒfreepik
글로벌 식품사인 네슬레가 규제를 위반한 수처리법을 사용해 페리에를 생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품질 관리 문제’가 불거졌다. ⓒfreepik

네슬레 “기후변화로 안정성 보장 못해…현재는 규정 지켜”

네슬레는 광천수에 수돗물을 추가하거나 인공적으로 탄산을 주입해 제품을 생산했고, 오존을 이용해 광천수를 소독하는 방법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변 등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정화하기 위해서 해당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네슬레 측은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는 기상이변에 따라 천연 미네랄 워터의 본질적인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규제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현재는 자외선 및 활성탄 필터를 사용한 소독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며, 프랑스의 광천수 관련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생수 품질과 관련한 건강상의 위험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IGAS는 보고서를 통해 “건강 위험, 특히 미생물학적 위험이 완전히 통제돼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신중하지 않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환경단체와 소비자 보호단체를 중심으로 네슬레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프랑스 검찰은 지난달 말 네슬레의 해당 행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 시험성적서 등 확인 후 판매 재개

다만 페리에가 해당 이유로 식약처 등 국내 보건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보니, 일각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페리에는 카페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탄산수 제품으로, 커피 전문점들은 판매중단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공급사와의 빠른 협의를 통해 판매중단이 가능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업체들 사이에서는 해외에서 빚어진 논란을 근거로 판매중단 조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디야 커피의 경우 이달 1일 페리에 판매를 중단했다가 19일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이디야 커피 관계자는 “논란이 발생한 뒤 판매중단 조치를 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거쳤으며, 시험 성적서와 공급 제품 이상 여부를 확인한 뒤 판매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판매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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