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의사단체, 박민수 보건차관 檢 고발…“차별적 시각 분노”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2.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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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 함춘여의사회 등 7개 女 의사단체 고발 참여
“女의사가 男 의사보다 업무 못한다?…깊은 좌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 의사단체들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성차별적 발언으로 여성 의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으로, 고발인 측은 현재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논란과는 무관한 법적 조치라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의대 함춘여자의사회(함춘여의사회)·연세대 의대 여자동창회·고려대 의대 여자교우회·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 등 7개 여성 의사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박 차관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이름을 올린 탄원인은 총 1151명이다.

김나영 함춘여의사회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 기자회견에서 “이 땅에서 어머니와 딸로서 최선을 다해 분투해온 여성 의사가 남성 의사에 비해 온전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충격적인 발언에 대해 여성 의사들은 깊은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면서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음에도 당사자(박 차관)가 모르쇠로 일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박 차관의 여성차별적 발언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박 차관은 지난 2012년 7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창립 12주년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평가원 여성 직원들을 언급하며 ‘자신감이 없고 규정에만 매달린다’는 취지로 여성의 전문성과 능력을 폄훼한 전력이 있다”면서 “여성차별적 시각이 박 차관의 뇌리에 박혀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김 회장은 이번 고발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을 둘러싼 찬반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 차관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를 깊이 반성하라”면서 “피상적인 숫자 놀이가 아닌 양성 평등과 다양성, 통합이라는 본질에 기초한 정책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박 차관은 지난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서 의료 현장 수요에 비해 약 1만 명 가량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연구 결과를 거론하며 “여성 의사 비율의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 시간 차이까지 다 추계 과정에 넣어 분석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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