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美대선 재대결 확정…최대 과제는?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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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트럼프’ 헤일리, 공화 후보 사퇴…트럼프 지지 표명 안해
트럼프 ‘사법리스크·중도 확장’…바이든 ‘지지층 이탈·고령’ 걸림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이 확정됐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후보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선거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버지니아와 텍사스 등 15개주에서 진행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버몬트주에서만 승리하는 참패를 겪은 헤일리 전 대사는 다음날인 6일(현지 시각) 경선 중단을 발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연설에서 “그간 보내준 열렬한 지지와 성원에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경선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후회가 없다면서 “비록 나는 더 이상 경선 후보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정치적 재기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은 하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는 7월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며 “축하하고, 그가 잘되기를 바란다”고만 전했다.

공화당 경선의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직전까지 공화당의 ‘반(反) 트럼프’ 세력을 결집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일리 전 대사의 경선 포기로 이미 후보 자리가 확실시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가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며 “헤일리의 패배는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의 당 장악력 확대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례없이 이른 시점에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얻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대선을 8개월 앞두고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선 경쟁이 조기 점화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슈퍼화요일’ 압승 이후 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복수 의지를 다지면서도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통합을 원한다”며 “우리는 통합할 것이며 이는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만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 당시 대다수 주에서 20~40%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층인 온건·중도 성향당원과 여성, 무당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본선 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열쇠다.

전문가들은 ‘마가’ 극우층을 중심으로 확고한 지지 세력을 거느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합주에서 중도 표심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결국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날 경선에서 미국령 사모아를 제외한 15개주를 장악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본선 구도 조기 확정은 예측된 결과인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분석되고 있다. 공화당의 컨벤션 효과를 이른 시점에 차단하고, 본선까지 ‘트럼프 피로’ 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 직후 성명을 통해 “오늘날 공화당에서 대선 출마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며, 헤일리는 트럼프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자 했다”면서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이 필요 없다고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중도 보수층에 대한 구애 의사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7일 국정 연설에서 집권 2기 비전을 공개한 뒤 이를 바탕으로 본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스라엘 전쟁 이후 급속히 이탈하고 있는 아랍계를 비롯한 유색인종과 진보, 젊은층 등을 막아 내부 지지층을 결속하고 고령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상대를 비난하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고령 리스크를 가진 바이든과 사법 리스크를 가진 트럼프 측이 서로를 헐뜯으며 대규모 네거티브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경선 후 연설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다”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날 즉시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기본적 자유를 빼앗을 것”이라며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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