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화성을, 공영운·한정민·이준석 치열한 3파전…전국 최대 격전지 부상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8 07:30
  • 호수 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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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경기 화성을]
평균 연령 34세로 전국서 가장 젊은 지역구…젊은 직장인·동탄맘 표심 가를 공약 전쟁

“성공해본 경험이 있는 저만이 동탄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동탄에서 10년이나 살아온 저는 동탄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동탄의 교육·교통 문제를 중앙에서 다룰 수 있게 할 유일한 후보입니다.”(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평균 연령 34세, 전국에서 가장 젊은 선거구인 화성을에 3명의 정치 신인이 도전장을 내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이곳에 제3지대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고 뛰어들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보다 한 살 많은 1984년생 삼성전자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연구원 출신 한정민 국민 영입인재를 맞춤 공천했다.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현대차 사장 출신 공영운 후보까지 3파전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대진표가 뒤늦게 짜인 탓에 3명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없다.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니만큼 민주당 후보가 선두에 서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후보가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2, 3위가 접전 양상을 보이고, 1위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3파전 양상이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거나, 2~3위에서 접전을 보일 경우 정체된 개혁신당 지지율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화성을 선거구에 공천을 받은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왼쪽부터) ⓒ시사저널 임준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화성을 선거구에 공천을 받은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왼쪽부터) ⓒ시사저널 임준선

화성을은 민주당에서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원욱 의원이 19~21대 내리 3선을 지낸 곳이다. 특히 지난 21대 총선(2020년)에서는 이 의원이 64.5%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2위 임명배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거의 더블스코어 가까운 격차로 이겼다. 다만 선거구가 확대되면서 화성을은 21대와 22대 총선 지역이 다소 달라졌다. 

화성시는 18대 총선부터 갑·을로 나뉘었고, 동탄 신도시 등의 급속한 인구 증가에 따라 20대 총선에서 병, 22대 총선에선 정까지 4개 선거구로 늘어났다. 이번 총선의 화성을은 SRT 동탄역과 롯데백화점 등이 위치해 상대적으로 번화한 곳으로 인근 지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LG전자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이 거주한다. 지역 평균 연령이 34.6세로 진보세가 강한 편이다. 

 

공영운 “‘똑버스’로 동탄 교통 불편 해소할 것”
한정민 “동탄은 제 삶의 터전, 속속들이 알아” 
이준석 “동탄, 중앙 이슈로 다룰 유일한 후보”

그래서일까. 3월11일 저녁 6시 동탄4동 어울림센터 인근 상가밀집지역에서 만난 공영운 민주당 후보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시사저널과 만난 그는 “경제를 살리는 정치를 선보일 진정한 신상품”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성공 경험이 있는 검증된 CEO로서 말보다는 실력으로 입증해 보일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똑버스의 아버지’로서 동탄 내 교통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했다. 똑버스는 정해진 노선이나 운행계획표 없이 승객의 호출이나 사전 예약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행되는 버스다. 현대차 임원 시절 그가 개발한 시스템으로 현재 경기도 일대에서 운행되고 있다. 그는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유리하지 않겠냐는 질의에 “당초 텃밭이라는 건 없다”면서 “오직 제 아이디어와 비전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동탄호수공원을 찾은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는 주민들에게 “동탄에서 10년간 살아온 저만이 지역의 현안을 가장 잘 알고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한 후보는 2014년 삼성전자 화성캠프에 입사한 이래 지금까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시사저널에 “동탄이 (국민의힘에) 험지라고 하지만 제 삶의 터전이어서 험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교통 공약을 많이들 내는데, 어느 도로가 몇 시부터 막히고 서울에 몇 시까지 출근하려면 몇 시에 나가야 하는지 저만큼 속속들이 아는 후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GTX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서울까지 한 번에 개통될 수 있게 추진해 보겠다”면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정부·여당과의 협의를 원만히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3월11일 경기 화성시 동탄4동 어울림센터 인근 상가 밀집 지역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오른쪽은 경기 화성을 선거구 전경 ⓒ시사저널 임준선
3월11일 경기 화성시 동탄4동 어울림센터 인근 상가 밀집 지역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3월11일 경기 화성시 동탄4동 어울림센터 인근 상가 밀집 지역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오른쪽은 경기 화성을 선거구 전경 ⓒ시사저널 임준선
경기 화성을 선거구 전경 ⓒ시사저널 임준선

같은 날 저녁 동탄4동, 퇴근길 인사를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주변에는 높은 인지도를 증명하듯 많은 사람이 몰려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 이 후보는 악수를 요청하며 응원하는 주민들에게 밝은 얼굴로 감사 인사를 하고, 몰려든 중·고등학생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며 일일이 덕담도 전했다. 그는 시사저널에 “동탄에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바라는 주민이 많다. 제가 오면서 특목고 등이 부족한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정말 할 일이 많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출마 선언 이후 동탄 관련 기사량이 100배 넘게 늘었을 것이다. 동탄의 교육 문제, 교통 문제를 중앙 이슈로 다룰 수 있게 만들 후보는 제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어느 지역보다 정책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주민도 있었지만 젊은 유권자가 많은 만큼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겠다는 이가 유독 많았다. 이곳에 14년간 거주한 이아무개씨(47)는 “공약의 구체성과 추진 의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면서 “특히 동탄구청 신설과 상급병원 조기 유치, 대중교통 개선 등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7년 넘게 거주한 황아무개씨(여성·39)는 “새로운 후보가 많아 정책을 살펴본 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동탄맘’ 안아무개씨(여성·42)는 “당선자가 사교육을 현실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한 40대 남성은 “양당의 행태에 지쳐 신당을 지지하고 이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 60대 여성은 “항상 국민의힘 지지자였고 이번 후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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