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종투사’에 한 발짝…대신증권, 양홍석 3세 경영 ‘탄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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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보다 안정”…대신증권, 오익근 3연임 확정
홀로서기 2년차 양홍석 부회장, 종투사 진입 박차

대신증권이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오익근 대표이사의 연임안을 확정했다. 오너가인 양홍석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증권가에 강하게 불어온 세대교체 바람에도 불구하고, 대신증권은 기존 리더십 연장을 선택했다. 대신증권은 안정적인 경영 기조로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의 변신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날 주총에서 3연임을 확정지은 오익근 대표는 주주들을 향해 “대신증권의 동반자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 지지해주시기를 바란다”며 “현재의 자기자본수익률(ROE)에 못 미치는 비효율적인 대형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더 높은 ROE를 창출하고 그에 걸맞은 배당환원정책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오너가인 양홍석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인데다, 40년 가까이 대신에 몸담은 ‘원조 대신맨’으로서 별다른 잡음 없이 안정적 리더십을 보인 인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연말부터 다수 증권사에서 세대교체를 화두로 대표이사 물갈이를 진행했는데도 살아남은 배경이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 연합뉴스
대신증권이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오익근 대표이사의 연임안과 양홍석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확정했다. ⓒ 연합뉴스

‘칼바람’ 비껴난 오익근…‘10호 종투사’ 추진

올해 대신증권의 최대 화두는 ‘종투사 도약’이다. 대신증권은 늦어도 4월에는 종투사를 신청, 창립기념일인 6월20일 전에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국의 허가가 나오면, 대신증권은 국내에서 10번째로 종투사 타이틀을 달게 되는 증권사가 된다.

종투사 진입은 오너 일가 3세로서 지난해부터 홀로서기를 한 양홍석 부회장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목표다. 양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에 올라, 모친인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회장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양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로, 대신증권 3세 경영의 서막을 연 인물이다.

양 부회장은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 리스크를 비껴난 뒤로 종투사 진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 관련해 양 부회장에 당초 제재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주의적 경고를 결정했다. 2020년부터 대신증권의 발목을 잡아 온 라임사태 관련 제재 리스크가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게 된 사건이었다. 양 부회장으로선 종투사 도약이 3세 경영 체제를 평가받는 첫 과제인 셈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 2조8500억원을 기록, 종투사 진입 기준인 3조원까지 단 1500억원을 남겨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자본 확충을 위해 지난해 10월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자산운용,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 자회사로부터 4800억원 수준의 중간배당을 받기도 했다.

종투사 도약을 위해 눈앞에 놓인 숙제는 7000억원 수준의 본사 사옥 매각이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침체기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과의 사옥 매각 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NH아문디자산운용을 포함한 여러 회사에 투자설명서를 전달하고 본격적인 재매각 작업에 시동을 건 상태다.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왼)과 오익근 대표이사 ⓒ 대신증권 제공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왼쪽)과 오익근 대표이사 ⓒ대신증권 제공

양홍석 3세 경영 첫 시험대…“초대형 IB 진출까지”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입을 넘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까지 구상 중이다. 이어룡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올해 전략목표는 증권의 자기자본 4조원 달성과 초대형 IB로의 진출”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초대형 IB 인가 기준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도 적극적이다. 이날 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1200원, 우선주 1250원, 2우선주 1200원의 배당안이 통과됐다. 배당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로써 대신증권은 26년 연속 현금 배당을 하게 됐다.

다만 일각에선 대신증권이 무리하게 몸집 불리기에 매진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황이 좋지 않은 편이라, 종투사 진입만으로 실적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신증권은 현재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경쟁사 대비 다소 큰 편이라 종투사 지정 이후 양적 위험 확대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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