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 가자 휴전 결의안, 러·중 거부에 가로막혀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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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지속 가능 휴전 촉구…유엔 안보리서 표결 부쳤으나 부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로이터=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로이터=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즉각적이고 지속가능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실패했다. 미국이 제출한 해당 결의안은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혔다. 

안보리는 22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한 중동 상황을 의제로 회의를 열어 미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15개 이사국 중 11개 이사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3개국은 반대, 1개국은 기권표를 행사했다. 

반대국 가운데는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포함됐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결의안의 골자는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보호하고 인도주의적 구호 지원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즉각적이고 지속가능한 휴전을 촉구하는 것이다. 남아 있는 인질 석방과 연계된 휴전을 보장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명백히 지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표결을 앞두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우리는 모든 인질의 석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합의의 한 부분으로서 즉각적이고 지속가능한 휴전이 이뤄지길 원한다”며 “이는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부권을 행사한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대사는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과도하게 정치화됐다”면서 “만약 결의안이 채택되면 이는 가자지구 휴전 필요성에 대한 논의의 문을 닫게 만들고 이스라엘의 묶인 손을 자유롭게 해 결국 가자지구 전체가 이스라엘 수중에 들어가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 및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두 차례 채택했다. 그러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은 미국이 세 차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채택에 실패해왔다. 

일부 선출직 비상임 이사국들은 미국 제출안과 별개로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다른 결의안을 대안으로서 추진하고 있다. 안보리는 23일 오전 회의를 열어 추가로 제출된 휴전 결의안의 채택 여부를 다시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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