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타고 ‘고배당株’ 후끈…‘벚꽃배당’ 늦지 않았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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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배당액 後기준일 지정’ 권고에 3‧4월 배당 기업 늘어
주주명부 폐쇄 이후엔 주가 ‘급락’…‘배당락’에 주의해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면서, 배당액을 확대하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는 금융당국의 ‘선(先) 배당액 확정, 후(後) 기준일 지정’ 기조 덕에, 4월 이후에도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벚꽃 배당’ 종목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주주환원 정책 강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고배당 종목을 중심으로 배당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주주환원 정책 강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고배당 종목을 중심으로 배당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배당수익률 5~6%대 금융株 배당 기준일 몰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배당수익률을 높인 종목 다수가 아직 배당 기준일이 오지 않았다. 가령 배당수익률이 7.28%에 달하는 하나투어의 배당 기준일은 내달 2일이다. 하나투어는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주당 5000원의 비과세 특별 결산 배당금을 결정해, ‘통큰 배당’에 나섰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밖에 다수의 금융주가 오는 29일 배당 기준일을 앞두고 있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으로, 다수의 증권‧은행‧보험 업종이 최근 자사주 소각과 배당액 확대 등의 주주환원에 나섰다. NH투자증권, 기업은행,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5~6%로 높은 수준이다.

배당금을 받으려면, 배당 기준일의 이틀 전까지는 해당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실제 계좌 입고까지 2거래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틀 전에는 해당 주식을 사둬야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이 배당 기준일인 종목일 경우 27일까지 해당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 배당은 연말에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3~4월에 배당을 하는 상장사가 늘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부터 배당 기준일을 결산 배당금을 확정하는 정기 주주총회 이후로 미루도록 권고한 영향이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기업 2267개사 중 28%가량이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 기준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정비했다.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개된 가운데, 기업 자발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건물 ⓒ 시사저널 박정훈
증권·은행·보험 등 금융주 대다수가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배당액을 확대했다. ⓒ 시사저널 박정훈

배당락일엔 주가 하락…“저점 매수 기회일 수도”

다만 배당을 노리고 투자를 할 때엔 ‘배당락 쇼크’에 주의해야 한다. 배당 기준일 하루 전에는 주식을 새로 사도 주주 명부에 오를 수 없는 데다, 기존 투자자의 경우엔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아도 이미 주주로 확정된 이후여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날이 ‘배당락일’에 해당하며, 일반적으로 배당락일엔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한다.

실제 이날 배당락일을 맞은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는 오후 2시 현재 전날보다 각각 5.24%, 4.94% 크게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역대급 배당’이라는 평가를 들은 기아 역시 지난 9일 배당락일에 7.11% 하락 마감한 바 있다. 기아의 배당금은 주당 5600원으로, 주가 하락폭(9100원)이 배당금보다 컸다.

그러나 올해에는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배당 기준일이 분산돼 있어, 배당락일에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지난달 28일 현대차는 배당락에도 불구하고 종가는 오히려 4%대 강세를 보였다. 하나금융도 같은 날 배당락일이었지만 1%대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배당 기업들의 배당 외 주주 환원, 기업가치 개선 노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에 배당락을 매수기회로 보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며 “이달 말 결산 배당 기준일이 다양하게 설정돼 있어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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