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영업이익 26%↓…IT전기전자, 90% 급감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4.03.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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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8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 하락
IT전기전자 영업이익 6.5조원…반도체 판매부진 심화 탓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라인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라인 ⓒ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합산액이 전년 대비 약 2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전기전자 기업의 영업이익이 90%나 감소하며 영업이익 하락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25일까지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6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총 2506조16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2543조6015억원)보다 1.5% 줄어든 수치다. 

이들의 영업이익은 감소 폭이 더 가팔랐다. 영업이익은 104조7081억원을 기록, 전년(141조2024억원)에 비해 25.8% 축소했다. 업종별로 전체 18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특히 수출을 주도해 온 IT전기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203억원으로, 2022년(59조986억원)과 비교해 89.0%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를 포함한 TV·생활가전 등의 판매 부진이 심화한 영향이 컸다.

2022년 23조7755억원에 달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조897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운송업도 65.3% 넘게 감소한 5조8873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철강(41.6%↓), 건설·건자재(15.9%↓), 제약(42.6%↓) 등도 영업이익이 1조원 넘게 급감했다.

반면, 자동차·부품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4조2067억원으로, 2022년(22조718억원) 대비 55.0% 증가했다. 조선·기계·설비(316.3%↑), 유통(5.2%↑), 통신(0.4%↑) 등도 영업이익이 불었다. 2022년 30조4651억원의 적자를 냈던 공기업도 지난해엔 적자액이 2조4741억원으로 줄며 적자 폭이 급감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2022년(43조3766억원) 대비 84.9%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건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누적 적자 규모만 14조8795억원에 달했다.

2022년 6조8094억원 규모의 영업 흑자를 낸 SK하이닉스도 지난해 7조7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기간 호시절을 누렸던 HMM도 지난해 영업익이 94.1% 급감했다. 이밖에 GS칼텍스(57.7%↓), SK에너지(84.3%↓), HD현대오일뱅크(77.9%↓), 에쓰오일(60.2%↓), 대한항공(36.8%↓) 등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

이와 달리, 한국전력은 영업적자 규모를 2022년 32조6552억원에서 지난해 4조5416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이는 지난해 3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4.0% 늘어난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도 60.5% 증가한 11조6079억원까지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26조7348억원)은 삼성전자의 4배를 웃돌았다.

한편, 주요 대기업의 분기 실적은 개선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47조4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4분기 영업이익 역시 24조9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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