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충돌 후 20초 만에 다리 ‘와르르’…시신 1구 수습·5명 실종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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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릴랜드주, 비상사태 선포…“테러 증거 없어”
조난 신고로 차량 출입 통제해 대형 참사 막아
바이든 대통령 “필요한 모든 연방정부 자원 보낼 것”
26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입구에 있는 길이 2.6km의 대형 교량이 대형 컨테이너선박과 충돌해 붕괴했다. 사고 발생 직후 실종자 규모가 최대 20명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발생한데다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지면서 대형 참사를 피했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27분께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교각에 대형 화물선 한 대가 충돌했다는 보고가 해안경비대에 접수됐다.

사고 영상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은 주 교각 두 개 가운데 하나와 충돌했다. 다리는 충돌 직후 중간 상판부터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곳곳에서 철골 구조가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끊어졌다. 강물 위를 지나는 56m 구간 전체가 물에 내려앉는 데 약 2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브랜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키 브리지가 저렇게 무너지는 것을 실제 볼 것으로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생각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했다.

교량 붕괴로 강물에 추락한 사람은 모두 8명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2명이 구조됐고 이중 1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실종자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하던 중 시신 1구는 수습됐다. 소방당국 등은 물속에 여러 대의 차량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폴 위드펠트 메릴랜드주 교통부 장관은 “이들 모두 사고 당시 교량 위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라고 전했다. 위드펠트 주 교통부장관은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의 운전자가 강물에 빠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공사 인부만 있었던 것으로 본다”라고 답했다. 교각과 충돌하면서 선박에는 화재가 발생했지만 바로 진화돼 선원 22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다리 붕괴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무어 주지사는 “교량 붕괴의 예비 조사 결과, 사고로 보이며 테러 공격이라고 믿을 만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박이 사고 전에 조난 신호를 보냈으며 이 때문에 당국이 교량의 차량 통행을 제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이 비상 상황에서 대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연방 정부의 자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은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호로 이날 오전 1시께 볼티모어에서 출항했다. 떠난 지 약 30분 후 갑자기 동력을 잃고 항로를 벗어났다. 선박이 긴급 조난 신고를 하면서 다리 위의 차량을 대피시키라고 요청했고, 무전을 접수한 경찰이 즉시 키 브리지로 향하는 차량을 통제했다. 새벽 시간대여서 차량이 많지 않아 신고가 접수되고 2분가량 만에 다리로 향하는 교통을 통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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