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최대 은행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로 잔고보다 더 많은 돈을 찾을 수 있게 되면서 192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5일(현지 시각)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은 내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면서 계좌 잔고 이상의 금액을 인출 또는 이체할 수 있는 오류가 났다.

오류 발생 6시간 만에 은행은 모든 거래를 동결시켰다. 하지만 이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에서 총 49만 건의 거래가 진행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인출 또는 이체된 돈은 모두 8억1100만 비르(약 192억원)에 달했다.

현지 언론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횡재 오류’ 소식이 빠르게 퍼지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대학생들은 인근 ATM으로 몰려가 돈을 빼갔다. 한 대학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늦은 밤 ATM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 사노 CBE 총재는 26일 “지금까지 피해액의 약 78%인 6억2290만 비르(약 148억원)를 회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000명 이상의 고객이 자발적으로 돈을 돌려줬으며 5166명은 회수해야 할 금액이 남았다고 밝혔다.

CBE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는 30일까지 돈을 반환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해당 고객의 신상 공개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사고는 사이버 해킹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개인 계좌나 전체 시스템에 대한 추가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