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경계 허물다
  • 박성준 기자 ()
  • 승인 2001.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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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문학계의 출판 흐름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말은 '가로지르기'이다. 역사가 문화와 만나고 철학이 문학을 텍스트로 하는 등 학문과 학문이 만나 경계를 허물려는 지적 노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역사학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뒤집어 읽기'를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사·신문화사적 접근법이 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김기봉 박사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넘어서〉(푸른역사), 한국교원대 조한욱 교수의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책세상)는 이 분야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철학계는 큰 틀에서 근대성 해명과 탈근대 진입로 모색이라는 두 가지 과제 상황과 씨름하며 한 해를 보냈다. 물론 방법은 저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니체가 뒤흔든 철학 100년〉(민음사·사진)은 니체를, 〈접힘과 펼쳐짐〉(거름)은 라이프니츠를, 〈풍자와 해탈 혹은 사랑의 죽음〉(민음사)은 시인 김수영을 텍스트로 삼아 각각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 책들은 근대성의 성격과 탈근대 가능성을, 가로지르기를 통해 돌아본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노선이 같다.

올해 인문학계에서는 시민에게 말걸기도 유행했는데, 소장 철학가인 탁석산 박사의 〈한국의 정체성〉(책세상), 텔레비전 방송과 함께 큰 화제가 되었던 도올 김용옥씨의 〈노자와 21세기〉(통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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