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신천지 여는 이정근
  • 소종섭·고재열·이문환·신호철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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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드림스튜디오 이정근 대표


"벤처 기업 맞아요?" 서울시 도곡동에 있는 디지털드림스튜디오(DDS)를 찾은 사람들이 으레 하는 말이다. 8층 빌딩 전체에 젊은 기술자 4백명이 모여 일하는 모습이나, 지하에 있는 국내 유일의 모션캡쳐스튜디오는 대기업 연구소를 연상케 한다. DDS 빌딩은 초등학생들의 산업 견학 코스이기도 하다.


DDS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개발하는 벤처 회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개발권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개발권을 동시에 가진 유일한 기업이자, 국내에서 3D 애니메이션을 처음으로 만든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4월에는 일본 도쿄 텔레비전에 DDS가 만든 만화 〈런딤〉이 방영되기도 했다. 〈런딤〉은 극장판으로 다시 만들어져 11월10일 전국 33개 극장에서 선보인다.


이정근 대표(37)는 "지금 한류 열풍으로 관심을 모으는 음반이나 영화 산업은 아시아 일류는 될 수 있어도 세계 일류는 되기 힘들다"라고 말한다. 반면 애니메이션 분야는 국가 간에 문화 장벽도 적고, 기술 개발이 시작된 시점도 1990년대 초반으로 선진국과 비슷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DDS 개발 인력 중에는 일본 닌텐도 사에서 일했던 사람도 있다.


지금은 2002년 개봉을 목표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아크〉를 제작하느라 한창이다. "다들 한국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은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 하지 않으면 기술 진보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런딤〉은 내수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해 만든 작품이다. 텔레비전판만으로 벌써 2백만 달러 수출 계약을 맺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어차피 밖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운명을 가졌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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