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기업' 대변신 주도한 문영주
  • 소종섭·고재열·이문환·신호철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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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미로 문영주 대표


케이블 TV 8개를 보유하고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동양그룹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 가장 성공적으로 진입한 '굴뚝 기업'으로 꼽힌다. (주)제미로 문영주 대표(38)는 지난 10년 간 동양그룹의 그같은 변신을 이끈 사람이다.


1990년대 초반 광고회사 제일기획에서 일하다가 동양그룹 신규사업팀으로 옮긴 그가 처음 시작한 일은 음반 제작. 방송국 PD들에게 갖은 모욕을 당하며 '눈물 젖은 판'을 돌리던 그는 그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생리를 몸으로 터득했다.


이후 그는 동양그룹이 케이블TV 만화 채널 투니버스를 만들고 외식 전문업체 베니건스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메가박스를 만드는 데에도 한몫 거들었다. 현재 투니버스·베니건스·메가박스는 모두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 그가 눈을 돌린 곳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었다. '재미있게 사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생활 신조에 따라 그는 회사 이름도 '제미로'라고 지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이 악화하자 그는 온라인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뮤지컬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뮤지컬 관객은 30만명, 매출액은 1백50억원으로 몇 년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문대표는 올해 모험을 감행했다. 총제작비만 100억원에 이르는 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것이다. 1983년 일본의 뮤지컬 제작사 시케가 〈캣츠〉를 공연해 엄청난 이익을 남기고 자국 뮤지컬 시장을 키웠듯이 문대표는 〈오페라의 유령〉이 그런 효자 노릇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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