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화려한 최고 흥행사 차승재
  • 소종섭·고재열·이문환·신호철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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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 차승재 대표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와 같은 대형 흥행작을 내지는 않았지만 영화계에서는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41)를 최고의 흥행사로 꼽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슬러거는 아니지만 정교한 타법을 구사하는 그가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어웨이〉 〈비트〉 〈태양은 없다〉 〈8월의 크리스마스〉 〈유령〉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 그가 제작한 영화는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사 대표로서 차승재 대표가 돋보이는 것은 좋은 영화를 만들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로커스 홀딩스라는 지주 회사를 둔 싸이더스는 가장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영화사이다. 싸이더스는 국내 최대 영화 배급사인 씨네마서비스와 주식을 맞교환해 경쟁력 있는 배급망도 확보하고 있다.


영화 제작자로서 그가 평가받는 점은, 상업 영화이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영화를 만든다는 점이다. 또 기존 문법을 따르지 않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도 인정받는 대목이다. 다양한 장르를 제작한 그는 한국 영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도 일조했다.


하지만 그에게 2000년은 악몽이었다. 음반·스포츠·온라인 사업에 신경을 쓰느라 영화에 대한 타격 감각을 잃었다. 지난해 제작한 〈행복한 장의사〉 〈썸머타임〉 〈킬리만자로〉는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외면당했다.


다시 영화에 집중한 올해 그는 〈무사〉 〈봄날은 간다〉 〈화산고〉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선보였다. 이 영화들은 모두 제작 단계 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만든 작품이어서 한국 영화가 아시안우드의 맹주를 차지하는 데 중심 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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