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주석직 승계 임박
  • 김 당 기자 ()
  • 승인 1998.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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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취임 전후 유력… 고위 인사 처형 등 정지 작업중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언론을 통해 처음 보도된 북한의 당 고위급 인사 대규모 숙청설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최근 한국 정보기관은 중국 북경에 나와 있는 북한 당국의 부부장급(차관급) 인사와 접촉해 이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월 공개 처형된 북한 고위급 인사에는 당중앙위 비서국 농업 담당 비서 서관희(72), 인민군 대장 이봉원(73) 외에 평남도당 책임비서 피창린, 개성시 당책임비서인 인민군 중장 김기선(69) 등 부부장급 책임비서 5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도 김정일 총비서의 전위 조직인 사로청(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중간 간부 10여 명도 함께 공개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북한 ‘주체 농법’의 산 증인인 서관희 비서는 명목상 간첩죄(CIA 고첩 활동 혐의)로 처형되었지만, 실제로는 농업 정책 실패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역죄로 처형된 이봉원 대장은 외화벌이 과정에서의 부정 부패 혐의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같은 부정 축재 혐의로 처형된 사로청 간부 중에는 김정일 총비서의 측근인 최용해의 직계 부하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 중앙방송은 최근 사로청 제1비서 최용해를 해임하고 후임에 이일환을 임명했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돈 김달현 총리 입각설에 이어 최근 중앙방송이 자강도 책임비서 연형묵에게 노력 영웅 칭호를 수여했다고 밝혀 대남 실용주의 노선을 걸어온 두 사람이 중용된다는 설을 뒷받침했다. 앞서의 고위 관계자는 이같은 권력 재편 작업이 주석직 취임을 앞둔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인다며, 현재도 고위직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포석은 김대중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2월25일)을 전후한 주석직 승계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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