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1 테러 이후 '골프 특수'
  • 소종섭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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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요즘 같았으면 좋겠어요." 다이너스티컨트리클럽 관계자는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전례 없이 평일 부킹이 12월 말까지 꽉 차 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이 30%나 늘었다는 것이다. 이 골프장뿐만 아니라 요즘 제주도 내 골프장들은 손님을 맞느라 정신이 없다. 제주관광협회 차우진 사무국장은 "제주도를 찾는 국내 골프 관광객이 11월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정도 늘었다"라고 전했다. 10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제주도를 찾은 전체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증가에 그친 것과 견주면 골프 관광객이 최근 얼마나 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골프 특수'를 누리는 첫 번째 이유를 9·11 미국 테러 사건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나라 밖 나들이에 대한 불안 심리가 발길을 제주도로 돌리게 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테러 사건 이후 국내 골퍼들이 대거 제주도로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특수'도 있다. 테러 사태 이후 일본인 골퍼는 일부 줄어들었으나 중국인 골퍼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덧붙여 최근 2∼3년 사이에 최고급 시설을 갖춘 대기업 소유 골프장들이 등장한 점, 쉬면서 골프도 치는 등 관광 유형이 휴식 위주로 바뀌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골프 특수는 골프장 관계자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벌써부터 부킹 청탁이 쇄도하고 있다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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