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웹, 정보의 신천지
  • 金相顯 기자 ()
  • 승인 1995.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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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CD롬 합친 ‘웹’ 서비스 개시…전세계 인터네트 연결해 정보 무제한 제공
PC 통신의 서비스 영역이 대부분 국내에 국한하는 데 비해 웹은 전세계의 네트워크를 포괄한다. CD롬이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하지만 무제한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웹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웹을 이용한 ‘장사’가 국내에서도 시작됐다. 최근 선보인 (주)아이소프트(대표 허진호)와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처음부터 웹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하겠다고 표방한 모험 기업이다. 허진호씨는 “아이소프트는 웹 시스템 도입 단계에서 설치·개발·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 아이소프트는 현재 국내 한 일간지의 웹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은 물론 온라인 신문·잡지, 온라인 출판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소프트·현대전자 참여…이용자 5만

웹을 이용한 가상 미술관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다음커뮤니케이션측은 인터네트를 이용한 다양한 문화 서비스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웅씨는 “인터네트 상의 대다수 정보가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은 한국에 문화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국내의 훌륭한 문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인터네트 대중화는 물론 한국의 세계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웹의 사업적 가능성에 눈길을 돌렸다. 현대전자가 웹을 기본으로 한 인터네트 서비스를 7월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며, PC 통신 서비스 ‘천리안’을 제공하는 데이콤도 웹 서비스를 본격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넷스케이프사와 계약을 맺은 현대전자는 신용카드 회사·은행·신문사·출판사 등과 제휴해 웹을 이용한 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할 계획이다.

웹은 말 그대로 ‘전세계 네트워크들의 거미줄’이다. 문자를 통해 인터네트 상의 정보를 검색하는 고퍼·아키 등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웹은 그래픽 환경에서 인터네트의 정보와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는 마우스로 항목을 선택하기만 하면 거리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해당 네트워크와 접속해 소리·그림(또는 사진)·움직이는 화상 같은 자료와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예컨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을 내는 타임워너사의 웹 서버와 접속해 있다면, 해당 잡지의 그림이나 제목을 마우스로 클릭하는 것만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기사 중에 ‘Korea’나 ‘Japan’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이를 선택하면 사용자는 곧바로 한국이나 일본의 전산망에 연결된다. 이처럼 웹은 지역적으로 떨어진 컴퓨터 시스템을 마치 한곳에 있는 것처럼 통합해 준다.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서버)이 있고, 그곳의 정보를 받아서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프로그램(브라우저)만 있으면 전세계 어느 네트워크와도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웹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소·대학·기업은 93년 이후 2년여 만에 3만∼4만 곳으로 늘었는데, 아직 그 대부분은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 하루에 1백∼2백 곳의 웹 사이트가 새롭게 추가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집계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근래 들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웹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기업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견주면 국내 사정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학술 목적으로 운영되는 각 대학 및 연구기관, 정부기관을 제외하면 95년 5월 현재 20곳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 중 컴퓨터 관련 업체가 아닌 일반 정보 제공자는 <중앙일보>·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웹 서비스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웹 사용자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데 있다. 현재 국내 인터네트 사용자는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천만 명을 넘은 미국에 견주면 미미한 숫자다. 그러나 서정현 아이소프트 팀장은 웹의 장래를 낙관한다. “웹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지 몇 달밖에 안됐지만 이미 10만 인터네트 사용자의 절반 정도가 웹으로 돌아섰다. 현재의 웹 사용자 증가 추세로 볼 때 1∼2년 뒤에는 국내에도 웹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크게 대중화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전세계 4만5천여 개의 네트워크, 4백여만 대의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는 인터네트는 ‘정보 사회’가 가장 먼저 실현되는 가상 공간(사이버 스페이스)이다. 그 중에서도 그래픽 환경이라는 획기적인 방식의 웹은 인터네트 대중화는 물론 방대한 정보의 공유와 교류를 더욱 쉽게 하는 뉴 미디어이다. 웹을 쓰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인터네트의 변화, 특히 웹의 빠른 진보에 얼마나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가가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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