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MB·박근혜 사과” 예고에 당내 반발 확산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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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사과가 취임 조건이라면 당에 못 왔을 것”
배현진 “사과하려면 문재인 정권 탄생부터 사과해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선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사과 여부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내홍이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째 되는 오는 9일 대국민사과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당 창당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국민 사과를 국민의힘에 처음 올 때부터 예고했던 사항”이라며 “그동안 창당하고 그러느라고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시기적으로 봐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사과 의사를 표명하자 당내에서는 반발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이 당내 최다선 의원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이 반대하는 당의 과거에 대한 사과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장 의원은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私黨)이 아니다”라며 “의원들과 당원들이 김 위원장의 부하가 아니고, 정통성 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김 위원장의 사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배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마저 전 정부 타령을 하시는건가”라며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 김종인 비대위원장께서 이번 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꼭 대국민 사과를 사시겠다는 기사가 도는데 잠시 인지부조화, 아찔하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 최다선인 5선의 서병수 의원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날 “지금은 (대국민 사과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과연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데 사과를 하지 않아 대한민국의 우파가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은 행정·입법·사법을 장악해 독재를 꿈꾸는 무도한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당 내외의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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