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측에 유화 메시지…“북남 다시 두 손 맞잡는 날 오길”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0.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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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병식서 북한 주민의 힘든 민생 챙기며 눈물 훔쳐
이례적으로 남측에 ‘유화 메시지’ 전해
10일 자정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열렸다. 열병식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 방송됐다. ⓒ연합뉴스
10일 자정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열렸다. 열병식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 방송됐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민생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례적으로 남측에 유화적인 메시지도 표명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사실 연초부터 세계적인 보건위기가 도래하고 주변 상황이 좋지 않다 고민도 두려움도 컸다. 정말 면목이 없다”며 “제가 전체 인민 신임 속에 이 나라를 이끄는 중책에 있지만,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 우리 인민이 생활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민들에 전하는 메시지를 말할 때 울먹거리거나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이는 김 위원장이 현재 북한 주민들의 힘든 처지를 잘 알고 있음을 강조하고 이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북한은 올해 코로나19와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를 겪으며 경제적으로 힘든 처지에 놓여 있다. 김 위원장의 집권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아 최고지도자가 직접 민생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주민들과의 간극을 좁혀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남측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우리 정부에 강경한 목소리만 냈던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공개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이날 김 워원장의 발언은 코로나19 유행이 어느 정도 약해지면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속내로 읽힌다. 

북한이 10일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지난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보다 이동식발사차량의 바퀴가 2축 더 늘어나 미사일 중량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무기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지난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보다 이동식발사차량의 바퀴가 2축 더 늘어나 미사일 중량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무기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한편 열병식에는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공개됐다. 새롭게 선보인 ICBM은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이동식발사차량과 비교해 외관도 달라졌고 바퀴가 2축 더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봤다. 바퀴의 수가 늘고 길이가 길어진 것은 미사일의 중량이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군 관계자들은 화성-15보다 진화한 사실상 ‘화성-16형’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형 SLBM ‘북극성-4A’도 다탄두 형태로 개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북극성-1형보다 직경이 2~3배로 커지고, 작년 10월2일 발사한 북극성-3형에 비해서도 직경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신형 무기를 공개하면서 ‘자위적 억제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 ”그 누구를 겨냥해 전쟁 억지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자고 키우는 것뿐“이라며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압박에 맞서 자위적 억제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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