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文대통령 향해 “미국산 앵무새” 막말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3.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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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발사체 “탄도미사일”이라고 지칭…사실상 인정
지난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를 방문한 김여정. ⓒ연합뉴스
지난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를 방문한 김여정.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발언을 두고 "뻔뻔스럽다", "미국산 앵무새" 등의 조롱 섞인 표현을 써가며 거칠게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 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자가당착이라고 해야 할까, 자승자박이라고 해야 할까"라고 조롱했다.

그는 "남녘땅에서 울려나오는 잡다한 소리들에 접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면서 '뻔뻔스럽다',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초보적인 논리도, 체면도 상실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미국산 앵무새'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를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로 발표했다. 이 사실에서 그가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 당시 부부장으로 강등된 후 그동안 근무했던 조직지도부를 떠나 선전선동부로 옮긴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에서 지난 25일 북한이 시험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을 '탄도미사일'이라고 지칭했다. 앞서 북한은 중앙통신 영문기사에서도 신형전술유도탄에 대해 직접적으로 '탄도미사일'이라는 용어는 쓰진 않았기에, 이번 발사체가 사실상 탄도미사일임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해 전날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언급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의)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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