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대표가 밝힌 ‘박근혜 탄핵’ 비화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6 12:00
  • 호수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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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문재인 등 당시 야권은 모두 朴대통령 하야 주장”
“朴, 하야 거부하며 탄핵 선택…기각될 거라 기대한 것”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이끈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당 내 일부의 반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4월21일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만난 김 전 대표에게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당시 상황을 몇 가지 풀어놨다. 그는 우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등 당시 야권 지도자 다수가 탄핵보다는 하야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탄핵에 소요되는 시간과 절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이종현

하지만 김 전 대표는 “국가는 헌법에 의해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나는 탄핵 절차를 밟자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당내에서도 서청원·최경환·정갑윤·홍문종 등 8명의 친박계 의원이 ‘우리 스스로 만든 대통령이 탄핵의 불명예를 쓰게 할 수 없다’며 실제 허원제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하야를 건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

김 전 대표는 “하야를 선언하면 그 순간 끝이 아닌가.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택했는데, 당시엔 헌재에서 기각될 걸로 기대했던 것 같다.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에 있는 모두가 100% 기각이라고 봤다”며 “기각되면 광화문광장 등이 폭발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기무사령관한테까지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부연했다. 김 전 대표는 “이젠 탄핵은 역사의 한 장으로 넘겨야 한다. 이게 옳으니 저게 옳으니 해 봐야 아무 의미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을 나가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에 대해 묻자 “참 뼈아픈 추억”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미 그때 다음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표가 되는 거였다. 그의 권력의 확정은 이미 탄핵 전인 2016년 확정된 거나 다름없었다. 최순실 사태는 그걸 조금 더 굳히게 한 것뿐”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데려오기 위해 박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으나 박 대통령은 ‘내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 안 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당에 남아있는 한 반 전 총장도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니 나가서 창당을 한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고민들이 있었는지 모른다. 결국 계획은 실패했고, ‘실패했으니 돌아가자’고 해서 몇 번을 걸쳐 사람들을 설득해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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