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이종필 “김부겸, 전혀 모르는 사람”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1.05.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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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보낸 옥중 편지 입수…“김부겸 사위 역시 펀드로 손해봤다” 주장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사진합성) ⓒ연합뉴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사진합성) ⓒ연합뉴스

라임펀드를 실질적으로 운용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구속)이 “김부겸씨(국무총리 후보자)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김부겸씨 사위의 친누나와 학부모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사위를) 소개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5월6~7일 양일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김 후보자는 라임펀드 가입 및 환매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은 5월4일 이 전 부사장이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 라임펀드와 관련해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사위인 최민석 고려아연 상무 일가가 라임자산운용의 비공개 사모펀드 ‘테티스 11호’에 가입하면서 수수료가 다른 펀드에 비해 낮게 책정됐으며, 환매도 다른 것들에 비해 빨랐다는 것이다. 이 펀드에는 이 전 부사장 본인도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라임펀드 피해자들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한 맞춤형 로비용 펀드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의 아들인 최민석 상무는 2015년 3월 김 후보자 딸과 결혼했다.

이종필 전 부사장이 지인에게 보낸 옥중편지
이종필 전 부사장이 지인에게 보낸 옥중편지

이 전 부사장은 편지에서 “친한 형으로부터 최 상무를 소개받았으며, 그(최 상무)의 친누나가 내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같은 학부형이고, (최 상무의) 매형이 세계은행에 근무해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고려아연에서 자신이 운용한 라임펀드에 많이 가입해 이익을 봤다고 밝혔다. 펀드 가입 이유에 대해서도 이 전 부사장은 “최 상무가 개인돈을 넣겠다고 해 친구인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구속)을 소개해줬다”고 해명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테티스 11호의 판매보수율은 0.04%였다. 1%대인 다른 펀드들과 비교해 수수료율이 낮았다. 이에 대해서도 이 전 부사장은 “운용보수가 1%로 라임 사모펀드의 평균 운용 수수료(0.4%)보다 되레 높다”며 반대로 주장했다. 대신증권의 판매보수가 0%였던 것에 대해서는 “영준이(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가 자기가 영업해서 판 펀드가 아니니 (수수료를) 안받겠다해서 그런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보낸 옥중편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보낸 옥중편지

이 전 부사장은 자산 중 펀드 가입에 든 돈은 약 80억원이며, 그 중 6억원이 테티스11호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해당 투자금이 환매 요청 후 바로 처리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초반에는 수익이 났지만 지금은 투자금의 50%가 손실처리됐으며,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현재 환매가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사장은 “김부겸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언론이 소설을 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이 펀드에는 최 상무 외에 부인과 아들, 딸이 각각 3억원씩 총 12억원을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 역시 라임펀드 가입 경위와 관련해 “딸과 사위가 스스로 가입한 펀드이며, 그 과정에 어떠한 조언을 해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자신의 사위나 딸도 손해를 봤지만 청문회가 끝나면 큰 사회적 민원을 청취한다는 차원에서 피해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을 비롯해 야당은 이 전 부사장을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법조계에선 이 전 부사장이 실제 증인석에 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서울남부지법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수재·사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의 이유로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5년, 벌금 40억원, 추징금 약 14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이 전 부사장은 현재 “형량이 과하다”며 항소한 상태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4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4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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