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로 국정감사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여야 의원들과 팽팽히 맞섰다. 이 후보와 오 시장이 의원들의 추궁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과정에서, 고함이 오고 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이어 20일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장에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놓고 야당 의원과 이 후보 간 날카로운 공방이 오갔다. 이 후보는 미소까지 보였던 지난 행안위 국감 때와 달리 이날은 대장동 관련 지적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 후보는 대장동 관련 답변 도중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묻는 대로만 답변하라”고 자신의 말을 끊자 “여기가 범죄인 취조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 후보의 답변 시간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후보의) 답변이 너무 길다”고 항의하자, 감사위원장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의원들도 답변할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중재에 나서자 야당이 반발했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이 “질문했으면 답변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맞불을 놓으면서, 국감장에는 한 동안 고성이 오갔다.
같은 시각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시 국감이었지만 화두는 ‘대장동’이었다. 이날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전날 행안위 국감에서 오 시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비판한 것을 두고 “서울시장 명패를 아예 ‘경기지사 오세훈’으로 바꿔야 한다”며, 오 시장이 ‘정치국감’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그게 어떻게 정치적인 답변이냐. 서울시는 (답변) 준비를 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오 시장이 각각 상대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국감장에 긴 시간 고성이 오고 가기도 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인천 수도권 매립지 문제를 두고 서울시 입장이 박원순 전 시장 때와 달라졌다며 “인천 서구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 이렇게 짓밟아도 되느냐”고 오 시장을 압박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짓밟는다’ 이런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제해달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천만의 서울시민이 보고 있을 텐데 (오 시장이) 너무 고압적”이라면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은 김 의원을 말을 끊자, 김 의원은 “서울시장이 의원들을 훈계하고 가르치느냐”며 “이런 불손한 태도로 국감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고 국토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이에 오 시장이 “불손하다니요!”라고 큰 소리로 맞받아치자, 김 의원은 반말로 “지금 뭐 하는 거야, 소리 지르면 다야!”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면서 오 시장은 결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헌승 국토위원장이 국감을 정회시키면서 서울시 국감장은 잠시 ‘휴전’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