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러 제재 수위 높였지만…“분쟁 관여 안 할 것”
  • 안수교 디지털팀 기자 (hongsalami@naver.com)
  • 승인 2022.02.2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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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은행 등 핵심 금융기관 90여 곳 제재…핵심 기술 품목 포함 대러 수출 통제
美, 독일에 미군 7000명 추가 파병…“미군, NATO 동맹 방어 하러 갈 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응해 강도 높은 제재에 들어갔다. 단계적 제재를 본격화한 미국은 러시아의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와 함께 항공우주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직접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출 통제 등을 결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은 묵인될 수 없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이 당면할 결과가 한층 가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쟁은 푸틴이 선택했다”며 러시아의 행동에 강력한 제재 방안을 추가 발표했다.

우선 미국은 러시아의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제재로 러시아에서 가장 큰 스베르방크와 VTB 등 두 은행을 포함한 90여 개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또 러시아 3위 금융기관이자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과 긴밀한 연관관계에 있는 가즈프롬방크를 비롯해 7위 은행인 오트크리티예, 민영 금융기관으로는 세 번째 규모인 소브콤방크, 러시아 국방 관련 핵심 금융 기관인 노비콤방크 등도 핵심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오트크리티예와 소브콤방크, 노비콤방크 등 3개 금융기관의 자산을 합치면 800억 달러(96조3600억원)에 달해 제재에 따른 후폭풍 효과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항공우주를 비롯한 러시아 산업 전반에 직접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달러와 유로, 파운드, 엔화로 거래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핵심 기술품목을 포함한 대러 수출 통제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러시아식으로 적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러시아 산업 전반에 적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의 측근 및 정부 핵심 인사와 그들의 성인 자제들을 추가로 제재했다. 세르게이 보리소비치 이바노프 러시아 연방 대통령 환경보호교통 전권 특별대표와 그 아들, 니콜라이 플라토노비치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 및 그 아들, 러시아 반(半)국영 통합 에너지 회사인 로스네프트 최고경영자인 이고르 이바노비치 세친과 그 아들 등이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재무부는 또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24개 벨라루스 금융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제재도 함께 발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의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독일에 미군 7000명의 추가 파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 유럽에 이미 배치된 미 공군과 지상군의 동유럽 배치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미군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싸우러 유럽에 가는 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방어하러 가는 것”이라며 “미군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와의 분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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