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행사장서 봉변 당한 박지현…‘개딸, 사퇴 집회’ 전조였나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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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민주 지지자들, 朴위윈장에 거칠게 항의…“박지현, 비대위서 나가라”
옷깃 잡힌 박지현 “왜 그러세요”…가까스로 뿌리치고 줄달음 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행사 직후에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당한 봉변이 뒤늦게 회자되고 있다. 이른바 ‘개딸’들이 20일 오후에 여는 박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와 맞물리면서다. 일각에선 이날 광주 소동이 서울 사퇴집회 등 당 안팎에 흐르는 전반적 기류의 전조(前兆)에 해당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개딸(개혁의 딸)’이란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2030 여성들을 일컫는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 첫번째)이 18일 오전, 5·18 기념식이 끝 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함께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 첫번째)이 18일 오전, 5·18 기념식이 끝 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함께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이날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5·18민주화운동 행사가 끝나고 상경하기 앞서 11시40분쯤, 5·18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문 앞 광장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6분여 정도 브리핑을 했다. 소란은 두 공동비대위원장이 브리핑을 마치고 막 광장을 빠져 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5m쯤 광장 밖으로 이동하자 민주당 지지자들로 보이는 파란 조끼 차림의 남녀 5~6명이 순식간에 “박지현?”하며 박 위원장에게 달려들었다. 이들은 ”박지현, 정신차려!“ “니네들이 뭔데...비대위 나가!” “저런 X가지 없는 X이 여기가 어디라고 왔어”라고 고함을 지르며 옷깃을 붙잡았다. 이들의 거친 항의에 박 위원장은 “왜 그러세요”라고 반응하며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박 위원장은 때마침 옆에 동행하던 조오섭 의원이 한 지지자의 손을 내리치면서 가까스로 뿌리치고 길 건너편 민주당 버스를 향해 줄달음쳤다. 불과 1분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분이 덜 풀린 지지자들은 박 위원장 뒷모습에 대고 “26살 어린 것이 뭘 안다고” “윤호중, 정신 차려!”라고 소리질렀다.

일부 광주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난 18일 오전,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직후에 민주의 문 앞에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비대위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시사저널 정성환
광주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난 18일 오전,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직후에 민주의 문 앞에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비대위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시사저널 정성환

이날 민주당 지지자들의 박 위원장에 대한 거센 항의는 서울 민주당사 앞 ‘박지현 사퇴집회’에 앞선 민주당 심장부 광주에서 벌어진 예고편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하고 있다. 

‘개딸’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6·1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박 위원장이 ‘내부 총질’에만 몰두해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박 위원장은 민주당의 여성 지지자들의 대표가 아니며, 민주당 2030 여성 지지자와 박 위원장은 추구하는 신념과 방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집회를 연다고 주장한다. 

비판적인 팬심의 위력은 집회 전부터 예고됐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과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 등에는 박 위원장의 행보를 비판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당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훈계만 한다” “사과만 하면 선거는 어떻게 이기는가”라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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