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격전지] 남해군수 선거 ‘박빙’ 속…다시 소환된 ‘조국 가족 펀드’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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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2015~19년 웰스씨앤티 제품 6억여원 구매
국민의힘 박영일 후보 “혈세로 조국 펀드 투자 회사 제품 사주니 따가운 심판 받는 것”
민주당 장충남 후보 “박 후보 자신의 군수 재직 시설 계약 이뤄졌다”

6·1 지방선거 경남 남해군수 선거에서 최근 청산된 ‘조국 가족 펀드’가 뜬금없이 소환됐다. 국민의힘 박영일 후보가 선거운동 문자메시지에서 ‘조국 펀드’를 언급하면서다.

박 후보는 26일 발송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남해군의 혈세로 조국 전 장관의 가족 펀드가 운영하는 회사 제품을 거액을 들여 사주니까 이렇게 우리 군민들의 따가운 심판을 받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다. 상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장충남 후보가 군수로 재직하면서 특정 회사 제품 구입에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남해군청 전경  © 남해군
남해군청 전경 © 남해군

박 후보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인 2017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44곳에 모두 177건을 납품한 것으로 확인된 웰스씨앤티를 거론한 것이다. 당시 이 펀드는 2017년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는데,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남해군에 따르면, 웰스씨앤티는 2015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점멸기와 양방향 중계기 등 관련 부품을 남해군에 6억1300여만원 가량 납품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2억4627만원, 2016년 5591만원, 2017년 2억5961만원, 2018년 3758만원, 2019년 1404만원이다. 웰스씨앤티는 박 후보의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 남해군수 재직 시절 제품 대부분을 납품한 셈이다. 

장 후보 측은 박 후보의 문자메시지를 두고 “박 후보 자신의 군수 재직 시설 계약이 이뤄졌는데, 특혜를 주고 해당 업체의 물건을 사준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 군수 재임 시절에 막대한 금액의 계약이 이뤄졌고, 관리시스템도 결정됐다”며 “이 과정에서 박 후보는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혜택을 줬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 남해군수 선거는 전·현직 군수 간 리턴매치가 펼쳐지고 있다. 현직 군수인 장 후보와 전직 군수인 박 후보가 4년 만에 재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2018년 치러진 7대 민선 군수 선거에선 민주당 강풍 속에 장 후보가 46.16%를 득표해, 40.14%를 얻은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현직 군수였던 박 후보를 6.02%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군수직에 올랐다.

역대 남해군수 선거는 정당보다 인물 중심의 투표로 승부가 갈렸다. 전반적으로 보수진영 후보가 강세인 서부 경남 선거구와는 판이한 양상을 보여왔다. 1995년 민선 군수 선거에서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두관 민주당 국회의원이 전국 최연소 군수에 당선됐다. 이어 하영제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민주당 계열 무소속 정현태 군수가 2차례씩 번갈아 군수에 당선됐다. 이후에도 새누리당 소속 박영일 군수에 이어 민주당 장충남 현 군수가 당선되는 등 보수와 진보 진영 후보가 교차 당선됐다. 

한 남해 정치권 인사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남해 유권자들의 인물 위주 지지 성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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