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G 2022] “브랜드 경험, 키워드는 책임감·지속 가능성·프리미엄”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2.05.3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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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진정성 브랜딩’이 중요…‘등로주의’ 고려해야”

포스트코로나 시대, 기업은 어떤 마케팅을 펼쳐야 할까. 5월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22’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BX(브랜드 경험)'를 강조하며 “기업의 흥망성쇠는 ‘X마케팅’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변화된 소비자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곧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소비자가 느끼는 이미지의 갭을 줄여가는 것.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의 정체성을 모든 고객접점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진정성 브랜딩(Authentic Branding)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강조되는 세 키워드는 ‘책임감’, ‘지속 가능성’, ‘프리미엄’이다.

5월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 컨퍼런스G 2022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5월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 컨퍼런스G 2022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특히 최근에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는 가치소비를 지향하고 환경 이슈에도 관심을 보이는 성향이 있어 기업의 ESG 경영에 주목한다. 과거에도 CSR(사회적 책임), CSV(사회적 가치 창출)가 사회적 화두로 부각되면서 기업의 책임감은 강조돼왔다. 기업이 롱런하기 위해 책임감이라는 키워드를 고객의 마음속에 심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얼마나 빨리 산에 오를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등정주의’ 철학을 버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올라갔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등로주의’로 가야 한다”며 “기업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자본주의 집단이다. 재무적 지표 뿐 아니라 비재무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행동하는 기업’인지 여부는 중요하다. 서 교수가 대표적으로 소개한 기업은 나이키다. 그는 “나이키는 슬로건까지 바꿔가면서 인종차별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에게 체포당하는 과정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나이키는 ‘JUST DO IT’이었던 메인 슬로건을 ‘For once, Don’t do it’으로 바꾸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보여줬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했던 프로 풋볼 선수 콜릭 캐퍼닉을 광고 모델로 삼아 인종차별 반대에 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오뚜기를 예로 들었다. 1500억원의 상속세를 완납하는 등 오뚜기가 ‘행동하는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면서 MZ세대 사이에서 ‘갓뚜기’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ESG 고려하는 MZ세대…지속 가능성에도 호응

기업의 브랜딩에는 ‘지속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라는 광고를 게재한 패션 기업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생각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파타고니아는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게재하면서 무분별한 소비를 돌아보게 한 바 있다. 이외에도 블랙야크의 플러스틱(PLUStIC) 컬렉션을 예로 들어 기업 친환경 행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플러스틱은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의 합성어다. 블랙야크는 분리배출로 수거된 페트병을 티셔츠로 재탄생시켰고, 이 같은 친환경 컬렉션에 MZ세대는 호응했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키워드는 ‘프리미엄’이다. 서 교수는 1980년~1994년생인 밀레니얼세대와 1995년~2009년생인 Z세대를 일명 ‘프리미엄 한국인’이라고 언급했다. 밀레니얼세대는 ‘플렉스 소비’를, Z세대는 ‘경험 소비’를 주로 하는데, 이들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예로 든 것은 LG의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스탠바이 미’다. 주로 1인 가구이거나 개인의 생활을 즐기는 성향을 가진 MZ세대를 중심으로 판매되면서 프리미엄 마케팅의 필요성을 보여준 제품이라는 것이다. 제품의 품질과 성능 역시 중요한데,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 밀레의 마케팅도 이 세대의 소비 성향을 겨냥한다고 분석했다. 밀레는 1만 시간을 품질 테스트에 할애해 제품의 하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생산을 개시하면서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였다.

'프리미엄'의 범위 속에는 ‘색다른 경험’도 포함된다. 한국 암웨이는 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한 SNS 커뮤니티 플랫폼과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스마트바이크 ‘25센트 라이드’를 선보였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라이딩 앱과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 앱을 통해 함께 대화를 나누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Z세대의 눈에 들었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최근에는 오프라인 스토어도 고객 경험을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리브랜딩을 통해 고객에게 행복감을 선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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