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직계 넘어 방계까지 번진 ‘일감 몰아주기’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6.29 14: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문덕 회장 조카·이종사촌 회사도 밀어주고 땡겨줬다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과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빌딩 ⓒ시사저널 포토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과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빌딩 ⓒ시사저널 포토

하이트진로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직계를 넘어 방계로 번지고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그룹은 내부거래를 통한 편법 대물림 논란으로 수차례 고초를 겪었음에도 일감 몰아주기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회사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조카들이 지배하는 연암·송정과 고종사촌 일가가 지배하는 대우화학·대우패키지·대우컴퍼니 등이다. 이들 회사의 존재가 처음 외부에 알려진 건 공정위가 2020년 하이트진로그룹의 위장계열사 혐의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다.

이들 방계회사는 하이트진로그룹이 제공하는 일감을 바탕으로 매출을 올려왔다. 특히 포장용 플라스틱제품 제조업체인 대우컴바인은 그동안 매출 전량을 내부거래에 의존해왔다. 지난해에도 총매출 115억2900만원 중 97.80%에 해당하는 112억7600만원이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사실상 자생력이 전무한 셈이다.

페트병 제조업체인 대우화학도 매출의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웠다. 2019년의 내부거래 규모는 264억원에 달했다. 그해 총매출 303억원 중 87.08%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러나 이후 내부거래 규모가 줄어들면서 매출도 동반 감소했다. 실제 대우화학의 내부거래 규모는 2020년 147억원(총매출 165억원), 지난해 73억원(총매출 123억원)으로 줄었다.

파우치와 라벨 등 제조업체인 연암은 대우화학과 달리 매년 내부거래 규모와 비중이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8년 19.84%(총매출 184억원-내부거래액 36억원)에서 2019년 25.04%(총매출 212억원-53억원), 2020년 32.12%(209억원-67억원)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내부거래 규모가 61억원으로 일부 감소했지만, 총매출도 186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내부거래 비중은 32.85%로 늘어났다.

이밖에 페트병 제조업체인 대우패키지는 2018년 내부거래 비중이 51.78%(82억원-42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내부거래 규모를 줄여나갔다. 그 끝에 이 회사의 내부거래율은 지난해 6.67%(113억원-7억원)까지 낮아진 상태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줄곧 내부거래를 통한 편법승계 논란에 휘말려왔다. 그 중심에는 서영이앤티가 있다. 서영이앤티는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58.44%)과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21.62%)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99.9%에 달하는 사실상 개인회사로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그룹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를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그룹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하이트진로 2세들이 서영이앤티를 통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철퇴를 맞았고,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수난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하이트진로 감사위원회에 부당 내부거래에 책임이 있는 박 회장과 박 사장 부자에게 손실 변제를 요청하고 이들을 해임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