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넘어 세계 최고가 된 손흥민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 감명국 기자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5 16:00
  • 호수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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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계 인물] 2018년부터 5년 연속 1위…93.2% 압도적 지목률, 일반 국민 조사도 1위

93.2%의 압도적 지목률.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계 인물 5년 연속 1위. 현재 손흥민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시아인 최초로 축구 세계 최고의 리그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의 영향력은 이제 스포츠 분야를 뛰어넘는다. 이번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전체 영향력에서도 당당히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BTS가 ‘대중문화 대통령’이라면, 손흥민은 ‘스포츠 대통령’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68.1%였던 손흥민의 지목률은 올해 조사에서 하늘을 뚫을 기세로 수직상승했다. 만 30세인 지금 최전성기를 구가하며 그야말로 국내 스포츠계를 완전 평정했다. 그의 영향력은 단순히 국내용에 그치는 게 아니다. 그의 몸값은 1100억원을 웃돈다. 세계적인 종합회계감사 그룹인 KPMG가 최근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시장가치를 이적료로 환산해 공개한 수치다. 이에 따르면 손흥민의 시장가치는 8180만 유로로 전체 30위였다. 하지만 시장가치 평가는 20대 초반의 어리고 축구 소비력이 큰 국가 선수가 훨씬 더 유리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축구 변방 아시아의 30대 선수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30대 선수 가운데 손흥민은 세계 3위다. 30위 안에 든 선수 중 유럽과 남미 선수를 제외하면 손흥민을 포함해 단 3명뿐이다. 물론 아시아에선 유일하다.

ⓒ연합뉴스

몸값 1100억원에 경제효과는 2조원 육박

손흥민의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가치는 더 엄청나다. 이미 2020년에 문체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를 바탕으로 손흥민의 국내외 경제적 유발효과가 무려 ‘1조9885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몸값 1100억원에 경제효과 2조원에 육박하는 손흥민의 스포츠계 영향력은 그동안 역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인물들과 비교해도 평가 기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음을 알 수 있다(아래 상자기사 참조).

2위는 ‘피겨 여제’ 김연아가 차지했다. 지목률은 28.0%다. 지난해 3위(15.2%)로 주춤했으나, 은퇴 후에도 변함없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결혼 발표로 다시 화제를 낳기도 했다.

현역 선수들은 최근의 성적과 영향력 평가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를 4강에 올려놓았던 김연경(흥국생명)은 3위(21.0%)에 올랐다. 지난해(7위)보다 무려 4계단 상승했다. 8월10일 현재 KBO리그 타격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안타 제조기’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6위(6.0%), 올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황선우(강원도청)가 7위(5.6%)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10위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14위), 세계육상선수권 높이뛰기 은메달의 주인공 우상혁(공동 15위)도 순위권 내에 바짝 근접했다.

ⓒ시사저널 사진자료·연합뉴스

박지성·박세리·박찬호 등 레전드 영향력 여전

반면 올 시즌 부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지난해 2위(30.5%)에서 올해 4위(17.8%)로 그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은퇴 선수 중에서는 ‘쓰리박’ 레전드인 박세리(5위, 10.2%)와 박지성(8위, 5.0%) 박찬호(공동9위 4.4%)가 여전히 순위에 남았고, 최근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축구 인기에 한몫을 하고 있는 안정환은 공동 9위(4.4%)로 순위권에 재진입했다.

올해는 전문가 조사와 더불어 일반 국민 조사도 병행했다. 국민들의 판단 또한 전문가와 다르지 않았다. 역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스포츠계 인물은 손흥민이었다. 80.4%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 지목률이었다. 2위도 김연아였다. 37.6%의 지목률로 은퇴 후에도 높은 대중적 인기를 입증했다. 3위 김연경(19.8%), 4위 류현진(17.6%)도 전문가 조사 순위와 똑같았다. 일반 국민은 박지성(5위 13.4%)과 박세리(6위 10.8%), 박찬호(7위, 7.6%), 허재(8위, 7.0%), 차범근(9위, 6.0%), 이승엽(10위, 5.0%) 등 과거 코리아 스포츠의 위상을 드높였던 레전드들의 영향력을 현역 선수들보다 더 주목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최근 방송에서 활발한 스포츠 예능을 선보이며 대중적 인기가 한층 더 올라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의 지목 수를 모두 더한 종합 10걸을 보면, 손흥민이 전체 1000명 가운데 868명의 압도적 지목을 받았다. 김연아가 328명, 김연경이 204명, 류현진이 177명의 순으로 4강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2000년대 축구·야구·골프 세계무대를 휘저었던 박세리(105명), 박지성(92명), 박찬호(60명)가 은퇴 후에도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고, 허재(46명), 차범근·이정후·황선우(이상 42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박찬호-이승엽-박지성-김연아-류현진-손흥민 계보 이어져

역대 스포츠계 영향력 인물 면면 보니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영향력 있는 스포츠계 인물’ 분야가 따로 신설된 것은 2002년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문화예술인에 포함해 조사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박찬호, 박세리 등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정상급으로 활약하는 코리언들의 위상이 커지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연출되면서 스포츠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데 따른 것이다.

년 이후 올해까지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계 인물’로 뽑힌 면면을 보면 역시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중심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글로벌 스타들의 영향력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통산 100승의 위업을 달성한 박찬호(2002, 04), 한국에 이어 일본 프로야구마저 평정한 이승엽(2003, 06, 07),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전선수로 활약한 박지성(2005, 08, 10, 12),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2009, 11, 15~17),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에 도전하고 있는 류현진(2013, 14) 등이 역대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그 계보를 지금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 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2018~22)이 잇고 있다.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은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비중을 조정해 10개 분야에서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대신 일반인 조사를 신설해 일반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조사는 6월30일부터 7월18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일반 국민 조사는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올해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두 조사 모두에서 구조화된 질문지를 조사도구로 활용했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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