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영향력 1위 탈환…조선일보는 일반인 조사서 2위 올라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5 13:00
  • 호수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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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있는 언론매체] 방송사, 신뢰도 부문 상위권 석권…포털 영향력은 약화

KBS가 영향력, 신뢰도 부문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열독률 부문 1위는 네이버에 돌아갔다. KBS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열독률 부문 조사에서도 네이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매체 분야 설문조사에서는 방송사의 약진이 눈에 띈다. 특히 일반인 조사에서 강세가 두드러졌다. 일반인 조사에서 MBC는 신뢰도·열독률 부문 2위, 영향력 3위에 올랐다. SBS는 신뢰도·열독률 부문에서 3위-영향력 4위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순위가 상승했다.

특히 신뢰도 부문의 경우, 방송사가 상위권에 올랐다. KBS, MBC, JTBC, SBS, YTN이 TOP 5를 차지했다.

ⓒ시사저널 최준필

[영향력] 포털 네이버·다음 모두 순위 하락

‘만년 2위’였던 KBS는 지난해 1위였던 네이버를 제치고 올해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KBS는 2016년 1위를 차지한 후 지난해까지 줄곧 2위에 그쳤다. 올해는 전문가 조사에서 39.0%의 지목률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올해 처음 실시된 일반인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42.8%의 지목률을 기록해 종합(전문가+일반인 409명) 1위에 올랐다.

KBS는 지난해 12월, 지난 41년간 동결됐던 월 2500원 수신료를 3800원으로 인상하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해외 선진국의 수신료 폐지 사례를 들며 “수신료 자율 납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요금과 통합 징수하고 있는 KBS 수신료를 분리해, 시청자에게 납부 거부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BS는 “헌법재판소가 1999년 ‘수신료는 조세나 서비스 수수료가 아닌 실제 방송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최근 5년간 늘 상위권에 랭크되는 조선일보는 올해도 전문가 조사에서 3위(32.4%)를 차지했다. 일반인 조사에서는 더 높은 순위인 2위(37.8%)를 기록하며, 둘을 합친 종합에서 351명의 지목 수로 KBS에 이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TOP 5 단골’ 매체인 MBC 역시 세 번째로 많은 294명의 지목 수를 나타냈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25.8%로 5위, 일반인 조사에서는 33.0%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네이버는 올해 종합 지목 수(244명)에서 네 번째 순위로 미끄러졌다.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2위(33.0%)로 선방했으나, 일반인 조사에서 8위(15.8%)에 그친 것이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와 함께 양대 포털인 다음카카오 역시 전문가 조사에서 10.4%로 가까스로 10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일반인 조사에서는 5.8%(13위)에 그치며 종합 지목 수(81명)에서는 열 손가락 안에 들지 못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6위였다.

양대 포털의 영향력 순위 하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약 70%)이 가장 높은 국가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저널리즘 품질 저하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언론계에서는 공공적 성격을 띤 ‘언론사 공동 뉴스 포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JTBC는 올해 전문가 조사에서 26.2%의 지목률로 4위를 차지했다. 일반인 조사에서는 16.2%로 7위였다. 종합으로는 5번째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나 JTBC는 손석희 전 앵커(JTBC 총괄사장)가 《뉴스룸》을 떠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뉴스룸》은 올 상반기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가운데 메인뉴스 시청자 수 에서 6개월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신뢰도] KBS·MBC·JTBC·SBS·YTN 등 방송사, 상위권 석권

KBS가 영향력에 이어 신뢰도 부문에서도 총 317명의 지목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 지목률 27.2%-일반인 36.2%로, 두 그룹 모두에서 1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다.

KBS를 필두로 방송사들이 신뢰도 부문을 싹쓸이했다. KBS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목(261명)을 받은 MBC는 전문가 21.6%(3위), 일반인 30.6%(2위)를 각각 기록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7월 발행한 ‘2021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는 “보도·시사교양 부문에서 신뢰도·영향력의 상승으로 MBC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MBC가 실시한 프로그램 품질평가(QI) 조사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21개 뉴스 프로그램 중 공정성 항목에서 1차 조사 1위, 2차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다.

JTBC는 총 235명의 지목을 받으며 세 번째 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 조사에서 2위(25.2%), 일반인 4위(21.8%)를 차지했다. 2017~20년까지 신뢰도 1위를 차지했던 JTBC는 지난해 2위로 떨어진 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SBS는 최근 5년간 처음으로 신뢰도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총 183명으로부터 지목을 받으며 지난해 8위에서 올해는 4계단이나 점프했다. 전문가 지목률에서는 12.4%(7위)였지만, 일반인에서는 24.2%(3위)로 약진했다.

YTN 역시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위치인 다섯 번째(156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문가 조사에서 16.0%로 4위에 올랐다. 일반인 조사에서도 15.2%로 6위였다.

SBS와 YTN의 약진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에 따르면, 한국 뉴스 매체 신뢰도에서 YTN이 1위(50.75%), SBS가 2위(48.9%)에 올랐다.

그러나, 전체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위기’ 수준이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30%에 불과해, 조사 대상 46개국 중 40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최하위의 불명예를 떠안았고, 2021년에도 38위에 그쳤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한국 언론의 신뢰도 위기에 대해 ‘편향성’과 ‘정치·코로나19 등 특정 보도의 과다’를 그 이유로 꼽았다.

[열독률] 포털 독주 체제 허물어질 조짐

네이버가 열독률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287명)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올해 전문가 조사에서 37.0%를 차지하면서 지난해(31.5%)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일반인 조사에서는 4위(20.4%)에 그쳤다.

양대 포털인 다음카카오 역시 전문가 조사에서 지난해(16.9%)에 이어 올해도 2위(20.2%)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일반인 조사에서는 13.0%로 8위에 그쳤다. 종합 지목 수(166명)로는 다섯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정부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지난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포털사이트의 뉴스편집권을 폐지하고 뉴스 제휴 시스템을 아웃링크(클릭 시 포털이 아닌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다음의 뉴스 배열 알고리즘을 공개해 뉴스 배열 과정에서 포털의 자의적 판단을 금지하고, 포털에서 언론사를 배제하는 권한을 지닌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을 투명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또한, 네이버·카카오의 시작 화면을 구글처럼 단순 검색창으로 바꿀 계획이다. 여론 조작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댓글은 언론사 홈페이지로 분산된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세 부처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혁신위원회’ 구성은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KBS는 일반인 조사에서 영향력·신뢰도 1위에 이어 열독률 부문에서도 1위(27.8%)를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4위(15.8%)를 차지했다. 종합 지목 수에서는 218명으로 네이버에 이어 두 번째에 위치했다.

종합 지목 수에서 세 번째(185명)와 네 번째(175명)로 이름을 올린 MBC와 JTBC는 다소 엇갈린 양상을 나타냈다. 전문가 조사에선 JTBC가 3위(18.0%)에 올랐다. 일반인 조사에선 6위(17.0%)였다. 반면 MBC는 전문가 조사에선 8위(12.8%)에 그쳤지만, 일반인 조사에선 2위(24.2%)를 차지하며 큰 격차를 드러냈다.

, ‘1인 미디어’를 대표하는 유튜브는 전문가 조사에서 영향력 9위(11.0%), 열독률 9위(11.4%)에 올랐다. 영향력 부문에서 다음카카오(10위)를 제쳤다. 유튜브가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가짜뉴스 등 허위 사실을 막을 규제 방안은 부족하다. 유튜브는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영상이 먼저 올라간 뒤 검토를 받는 구조여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은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비중을 조정해 10개 분야에서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대신 일반인 조사를 신설해 일반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조사는 6월30일부터 7월18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일반 국민 조사는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올해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두 조사 모두에서 구조화된 질문지를 조사도구로 활용했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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