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양증권, 스타 임원 차명 투자 의혹 내부 조사 착수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2.11.2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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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기 대표 “이 방도 폭파합시다”…시사저널 보도 후 증거 인멸?

지난 21일 시사저널 단독 보도 이후 민은기 S전략CIC 대표는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한양증권 임직원들에게 카카오톡 대화방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
지난 21일 시사저널 단독 보도 이후 민은기 S전략CIC 대표는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한양증권 임직원들에게 카카오톡 대화방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

한양증권이 시사저널 단독 보도 이후 민은기 S전략CIC 대표의 아너스자산운용사 차명 투자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시사저널 1727호 ‘[단독] 한양증권도 쉬쉬한 연봉 27억원 40세 스타 임원의 수상한 차명 투자’ 기사 참조).

민 대표는 아내 회사를 통해 아너스자산운용 최대주주인 트리온파트너스 전환사채(CB)에 45억원을 투자했고, 실질적으로 트리온과 아너스자산운용 경영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양증권 측은 민 대표 아내의 CB 투자에 대해 “문제없다”고 판단했지만,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내부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민 대표는 아너스자산운용과 관련된 업무 메신저를 폭파(삭제)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카카오톡 대화방에 따르면, 지난 21일 민 대표는 “이 방도 폭파합시다. 다들 탈퇴 부탁”이라고 공지했다.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는 한양증권과 아너스자산운용의 투자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민 대표는 현재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다. 때문에 민 대표가 한양증권 내부 조사와 금융감독원 검사를 대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양증권 임원들이 그 동안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이전까지 성아무개 한양증권 이사(본부장), 이아무개 한양증권 이사(본부장), 박아무개 한양증권 팀장 등 한양증권 주요 임원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위원 8명 중 6명은 한양증권 전현직 관계자였으며, 트리온 대표이사와 아너스자산운용 대표이사도 있다. 하지만 민 대표가 방 폭파를 공지한 이후 해당 관계자들은 모두 카카오톡 대화방을 나간 상태다.

 

“문제 없다”던 한양증권 입장 선회 

앞서 민 대표는 지난해 10월11일 한양증권 임직원들을 아너스 여신심의위원회 카카오톡 방에 초대해 “아너스(자산운용)에서 한양(증권) 외 별건으로 진행하는 (투자)건들도 체계를 만들기 위해 여기 인원을 여신위원회로 구성합니다. 위원장은 내가 하고 만장일치 시 딜(투자) 진행하는 걸로 하겠습니다”라며 “향후 딜 진행하는 건 있으면 미리 내용 출력물로 전파하고 매주 월요일 한양 부서장 회의 및 애쿼티 심의 이후 내 방에서 심의 진행하는 쪽으로 생각 중입니다”라고 공지했다. 당시 대화방에 참여한 한양증권 임직원들은 모두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은기 대표와 한양증권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자산운용사 경영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증권사 임원은 금융사지배구조법 상 겸직제한을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자산운용사를 운영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공개된 대화방 내용을 보면 조직적으로 모의했을 가능성도 있어, 증거인멸에 이르기 전에 금감원이 빠르게 검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양증권 관계자는 “민은기 대표의 아너스자산운용 차명 투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언론에 나온 만큼 내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민 대표를 상대로 면밀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해당 임원들은 단순히 (아너스자산운용에 대해) 조언한 것일 뿐이다. 경영 및 딜 관련해서 심의한 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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