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일반 시민도 폰 잃어버리면 출동”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강력계 형사를 투입한 것과 관련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경찰을 검사의 수족으로 보는 것”이라며 “경찰청장이 옷을 벗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게 정상이냐”고 강하게 힐난했다.
추 전 장관은 2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경찰을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전문집단이나 같은 공직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검사의 수족으로 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어나더 브라더’다. 그 인식이 똑같다는 것”이라며 “(검사와 경찰은) ‘레벨이 다르다’고 보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에 종 부리듯 ‘핸드폰 수색해’ 라고 하면 시늉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권력이 일국의 검사 대통령, 일국의 검사 장관 나리한테 나온다는 것을 경찰이 이미 알고 있다”며 “이 정도 사안이면 경찰청장이 옷을 벗어 경찰 전체의 직업적인 자존심, ‘국민을 위한 봉사자다’라는 결기를 한번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전날 “강력범죄에 맞서야 할 강력계 형사가 휴대전화 분실물을 찾는 데 투입되었다니 기가 막힌다”며 “강력계 형사가 분실물 수색에 투입된 전례가 있기는 한가. 언제부터 휴대전화 분실이 강력범죄였나”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한 장관의 휴대전화에 강력범죄에 대한 증거라도 들어 있었느냐”며 “법무부 장관 휴대폰 분실에 강력계 형사가 투입되는 게 정상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 실세 중의 실세, ‘소통령’으로 통하는 한 장관의 휴대전화가 아니었다면 강력계 형사들이 투입되었을리 만무하다”며 “실세 장관 한 마디에 경찰이 심부름꾼으로 전락하는 모습은 ‘검찰독재’를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해서 참담하다”고 논평했다.
이어 “경찰은 국민의 지팡이인가, 검찰 정권의 지팡이인가”라며 “윤희근 경찰청장은 더 이상 일선 경찰들 부끄럽게 하지 말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5일 한 장관은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휴대폰을 분실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 장관 측의 신고를 받은 서울 중부경찰서는 강력4팀 형사들을 투입해 체육관을 수색했다.
절도 등 범죄 가능성을 우려해 현장 방문을 결정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다만 휴대전화는 한 장관이 앉아 있던 의자 아래 놓여 있었고, 한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마무리됐다.
이를 두고 직권남용 논란이 커지자 경찰 관계자는 “일반 시민이 분실물 신고를 해도, 분실 장소만 특정이 된다면 가서 CCTV를 확인한다”며 “장관이라 특별히 많은 인력을 투입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