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국가세력’ 발언에…고민정 등 ‘文 참모’ 출신들의 답은?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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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청와대 출신’ 野의원 21명, 공동성명서 “尹대통령 사과” 촉구
“극우단체나 할 천박한 발언…제1당이 반국가세력이면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와 야당을 겨냥해 ‘반국가세력’ 발언해 야권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고민정·윤건영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의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은 천박한 발언에 대해 당장 국민들 앞에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다른 인사들도 “대통령 인식이 일베(일간베스트)와 다를 바 없다”며 ‘극우 지적’ 공세를 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의 민주당 의원들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김한규, 문정복, 민형배, 박상혁, 박영순, 신정훈,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용선,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한준호 등 총 21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사석도 아니고, 공적인 축사를 통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극우 보수 단체의 대표나 할 법한 천박한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저희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저급한 인식에 깊은 실망과 함께 대통령의 편협한 사고 체계가 매우 위험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를 ‘적’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인식으로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위한 국정운영이 가능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어 “국회의 제1당이 반국가 세력이면 대한민국 국회도 반국가 세력이 접수했다는 말이냐. 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반국가세력’이라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48%의 국민도 윤 대통령에게는 ‘반국가 세력’인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어제부로 스스로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극우 보수만의 대통령으로 남은 4년을 끌고 가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를 위한 합창’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종전선언은 우리의 평화를 확실하게 유지하기 위한 여러 노력 중 하나”라며 “종전선언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이 한 약속이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담은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말대로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반국가 세력’이냐”라며 “북한이 좋든 싫든, 평화는 우리 자신을 위해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한반도의 평화는 더 위태로워졌다. ‘반국가 세력의 선동’ 운운한다고 해서 본인들의 실정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들은 “저희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차라리 대통령 본인의 신념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용산 대통령실은 당장 ‘반국가 세력’이라는 발언이 누구의 생각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어 “어제의 발언이 정말 대통령 자신의 생각이라면, 대통령이 당장 나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현직 대통령이 어찌 이와 같은 발언을 하고도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일베와 하등 다를 게 없는 대통령의 인식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극우적 인식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무분별한 말 폭탄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만큼이나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극우 유튜브 채널 시청을 끊으시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 ‘나는 어느 진영에 속하지 않고 싶다’고 했는데 점점 더 극우에 포획돼 가는 느낌”이라며 “(그럼 본인은) 반국가 세력 아래서 요직인 검찰총장을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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