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 소통채널 복원·‘제로섬’ 회피 기대”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달래면서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을 방어해야 하는 외교적 시험대에 놓였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 시각) 옐런 장관이 이번 방중 일정 중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와 관세 정책을 사수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중국 경제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님을 납득시켜 양국 간 불신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을 지낸 팀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은 "옐런 장관이 (미국의 정책이) 봉쇄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협력의 기조를 조정하고 무역·투자에서 중국과의 관계 유지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냉철한 이성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본다"고 NYT에 말했다.
옐런 장관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에 대한 비교적 온건한 의견을 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그의 방문으로 중국과의 외교적 거리를 좁힐 여지가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옐런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대중국 고율 관세가 '미국 소비자·기업에 더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대해왔으며, 연초에는 "(미중) 경제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양국 모두에 재앙"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옐런 장관이 대중국 규제의 일부를 철폐하는 등의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옐런 장관이 대중 온건파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으로, 그 역시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공급망 다양화와 국가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2021년 상원 금융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그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그가 앞서 관세가 근래에 철폐될 가능성이 작다고 인정한 만큼 중국 측 기대와 달리 고율 관세가 현행 유지될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이 내년에 대선을 앞둔 점도 옐런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만들어내 데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미 대선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고자 '반(反)중국'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따라서 옐런 장관이 중국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옐런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중국 핵심 경제라인과의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책임자를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옐런 장관과 중국 모두 경제관계의 일부만이라도 제로섬 게임(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은 그만큼 손해를 본다는 경제이론)이 아닌 포지티브섬 게임(양측 모두 승자가 된다는 이론)으로 되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