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석방’에 현직 변호사 “법적 근거 없어…그러니 욕 먹는 것”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8.10 14: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호성 변호사 “피해자 의식불명…‘유튜버 협박’ 배후 있는 듯”
ⓒ유튜브 '카란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이른바 ‘강남 롤스로이스 인도 돌진’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직 변호사는 가해 운전자의 석방 근거였던 ‘변호사 신원보증’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천호성 법률사무소 디스커버리 대표 변호사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피해 여성의 부상에 대해 “아직 의식불명”이라면서 “사고 당시 제보받은 사진을 봤는데 뼈가 보일 정도로 다리가 골절됐다. 머리카락이 끼어 머리(두피)가 3분의2이상 벗겨졌더라”라고 전했다.

천 변호사는 앞서 경찰이 가해 운전자 측 변호사의 ‘신원보증’을 받아들여 석방한 것에 대해선 “그러니까 욕을 먹은 것”이라면서 “대형 로펌이든, 전관 변호사든, 일반 변호사든 신원보증 제도 자체가 법적인 근거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대검찰청이나 대법원의 예규 혹은 지침사항으로 존재하는 사항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천 변호사는 경찰의 석방 결정이 법조계 동료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저도 변호사 생활을 한 지 (꽤) 됐으니 제 주변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다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라면서 “‘어떻게 이런 사건에서 영장도 청구 안하지?’, ‘변호사가 신원보증 했다고 몸에서 마약 성분이 나왔는데도 그냥 풀어줘?’ 같은 의견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천 변호사는 유튜버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측이 사건을 뒤쫓던 중 가해 운전자 측으로부터 협박당한 사실과 관련해 “가해자만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가해자가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돈을 벌어서 그런 좋은 차를 타고 다니거나 클럽에서 수천만원씩 돈을 쓰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가해자만 문제가 된 게 아니고, 그 친구들이나 뒤에 있는 배후 세력들이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20대 남성 A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운전하던 중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 B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현재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 사고 이후 진행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총 2종의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받고 운전대를 잡았다. 다만 A씨는 수술 후 의사에게 처방받은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사고 직후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다만 A씨가 선임한 변호사의 신원보증에 따라 체포 약 17시간만에 그를 석방했다. 경찰의 이같은 결정에 비판이 쇄도했고, 결국 이날 경찰은 지난 9일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